“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은 무차별 학살”…소상공인 반발

  • 동아일보

서울 서초구의 한 대형마트에 영업시간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4.7.1 / ⓒ 뉴스1
서울 서초구의 한 대형마트에 영업시간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4.7.1 / ⓒ 뉴스1

정부와 여당이 쿠팡 사태를 계기로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입법 움직임에 나서면서 소상공인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이들은 유통생태계의 다양성이 파괴될 것을 우려하며 슈퍼마켓과 전통시장 지원 육성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6일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당정이 소비자 편익과 규제 완화라는 미명 하에 추진 중인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방침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이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유통산업발전법의 핵심인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 제도가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지켜온 ‘최소한의 안전망’이자 ‘상생의 상징’”이라며 “정부의 이번 조치는 이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쿠팡을 견제하기 위해 대형마트 새벽 배송을 허용하겠다는 것은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이라며 “소상공인이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대형마트까지 새벽 배송에 나설 경우 그 결과는 ‘무차별 학살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대신 전통적인 슈퍼마켓과 전통시장 지원과 육성에 나서는 것이 온라인플랫폼의 새벽 배송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며 유통산업발전법을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당정이 방침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관련 정책에 찬성한 국회의원에 대해 전국적인 반대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와 전국서비스산업노조연맹, 참여연대 등 노동·시민단체도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마트 새벽 배송 허용 논의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심야 배송은 노동자의 수면권과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며 “이미 수많은 택배 노동자가 과로로 쓰러져 갔는데도 정부는 규제는커녕 대형마트 노동자까지 이 죽음의 레이스에 참전시키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점이 문제라면 쿠팡의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고 독과점을 방지하는 것이 정부와 여당의 역할”이라며 “다른 대기업에 똑같이 나쁜 짓을 할 권리를 주는 것은 하향 평준화이자 재벌 대기업의 민원 해결사를 자처하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4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서울 영등포구 수출입은행에서 당정 실무협의회를 개최하고 대형마트의 새벽 배송을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유통산업발전법에서 규정하는 ‘대규모 점포 등에 대한 영업시간’ 조항에 ‘전자상거래를 위한 영업행위는 예외’라는 조항을 신설해 대형마트도 심야 온라인 주문과 배송이 가능하게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대규모 점포의 경우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심야영업이 제한된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