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 안전기술 ‘비전 펄스’ 공개
‘장애물 투과’ UWB 전파 활용
“10㎝ 이내 오차로 위치 파악”
현대자동차그룹이 개발한 사각지대 감지 시스템 ‘비전 펄스’ 기술 개념 영상. 현대차그룹 제공
자동차 안전 분야에서 ‘앞차뿐만 아니라 그 앞차’ 움직임까지 미리 탐지하는 기술은 오랜 숙제였다. 이 기술만 있다면 고속도로 연쇄 추돌도 방지할 수 있고,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나 자율주행 기술도 혁신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장애물 탐지 센서인 카메라나 라이다 등으로는 이 같은 기술을 구현하기 어려웠다.
이런 사각지대 장애물을 탐지하는 기술을 현대자동차그룹이 처음 공개했다. 현대차·기아는 전파를 활용해 주변 장애물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안전 운전을 보조하는 기술인 ‘비전 펄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비전 펄스는 차에 설치된 전파 발신 장치가 초광대역(UWB) 전파를 쏘아 장애물을 탐지하는 기술이다. 기가헤르츠(GHz) 주파수의 UWB가 사방으로 발사되면, 장애물을 에두르거나 투과해 사각지대의 장애물까지 닿은 뒤 이 정보를 차량으로 다시 전달하는 방식이다. UWB 특성상 다른 전파와 간섭이 적고 1∼5ms(밀리초·1ms는 1000분의 1초) 만에 장애물 탐지가 가능하다. 회사 측은 “100m 범위 내에서 10cm 이내의 오차로 장애물 파악이 가능할 정도로 정밀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차량 시동을 걸 수 있는 ‘디지털키 2’ 옵션이 적용된 차량의 경우 비전 펄스 기술이 상용화되면 별도의 장치 추가 없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 시스템에 감지되기 위해서는 보행자나 다른 차량도 UWB 발신 장치를 소지하거나 장착해야 하지만 큰 비용이 들지 않아 확산 속도가 빠를 것으로 보인다. UWB 기술은 애플 에어태그나 갤럭시 스마트태그 등 최신 스마트폰의 분실 방지 및 위치 찾기 상품에도 이미 쓰이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경기 화성시 기아 목적기반차량(PBV) 컨버전센터 생산라인에서 운행하는 지게차에 이 기술을 시범 적용해, 지게차와 작업자 간 충돌 사고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부산항만공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조만간 부산항 터미널과 배후단지 현장을 운행하는 산업 차량 등에 이 기술을 적용해 충돌 사고를 예방하는 기술 검증 사업도 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비전 펄스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철학을 최대한 반영한 기술”이라며 “모빌리티 산업뿐만 아니라 안전이 중요한 다른 산업계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인 만큼 향후 인간과 산업계 안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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