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한달 걸리던 불량검수를 가상공간서 1주만에 해결

  • 동아일보

[K제조 바꾸는 AI로봇]
OLED 패널 납기공정에 차질 우려
가상개발솔루션 도입해 검증 단축
AI 활용 더해 ‘사내 해결사’ 자리매김


LG디스플레이는 2024년 고객사에 공급하기로 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신제품 양산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고객사 요청이 급히 들어와 설계부터 양산까지 준비하려면 한 달 가까운 시간이 필요한데, 요청한 일정을 맞출 여유가 없었다. 만약 일정이 늦어지면 설비 유휴 등으로 수천억 원대 비용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가상 개발 솔루션 ‘VDE’를 활용하기로 했다. 물리 공간에서 직접 실험하는 대신 가상 공간에서 제품을 구현해 불량 없이 정상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방식이다. LG디스플레이는 VDE로 제품을 검증해 문제를 일주일 만에 해결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24년부터 VDE 솔루션을 현장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소자, 패널 설계, 공정 등의 분야에 적용하고 있다. 이들 사업부에서 활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관련 데이터가 축적됐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고도화에 나서 LG디스플레이의 ‘문제 해결사’로 자리 잡고 있다.

생산 현장에서 VDE를 활용하면 개발 과정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최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만난 김한희 LG디스플레이 VDE 담당은 “최근 들어 VDE를 활용하면 개발 검증을 위한 실험을 기존의 절반만 해도 되는 수준으로 효율이 올랐다”며 “실험 비용을 아끼고 시간을 단축해 각 사업부가 예정된 기간에 제품을 양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LG사이언스파크는 LG그룹 주요 계열사 연구 인력 2만여 명이 모인 연구개발(R&D) 단지다.

현장에서 특정 제품을 개발할 때는 가설을 세우고 모형을 만든 뒤 검증에 나선다. 검증을 위해 기존에는 10번의 실험이 필요했다면 VDE 도입 이후에는 5, 6번의 실험만 해도 검증을 완료할 수 있다. 김 담당은 “어떤 경우에는 사람이 직접 실험을 했을 때 놓칠 수 있는 부분을 VDE가 잡아내는 등 생각하지 못했던 인사이트를 기술 발달로 얻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들어 VDE에 AI를 접목해 더욱 고도화하고 있다. 시뮬레이션은 고성능 컴퓨팅으로 처리하지만 실험에 필요한 변수를 입력하거나 결과물을 분석하는 작업은 엔지니어 등 인간 전문가들이 개입해야 한다. 여기에 AI를 활용해 효율을 올리는 것이다. 결과물 분류, 분석에는 이미 AI를 도입했다. 앞으로 변수 입력 작업에도 AI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 담당은 “궁극적으로는 VDE를 물리 실험 못지않게 신뢰하는 수준으로 고도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또 “두 실험이 상충할 때 현장에서의 실험을 더 우선시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사람이 판단을 잘못하는 ‘휴먼 에러’가 있기 때문에 물리 실험 역시 완벽하다고 할 수 없다”며 “그럴 때 VDE가 아닌 사람이 틀렸을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까지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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