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장기화로 유동성 악화 가시화…긴급운영자금 3천억 규모
급여 지연·추가 영업 중단까지 악화일로…최대 채권단 협의 변수
홈플러스는 지난달 29일 서울회생법원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을 핵심으로 한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에 있는 홈플러스의 모습. 2025.12.29/뉴스1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와 관련해 정부 차원으로 사태 해결에 협력 의지를 시사하면서 정상화에 속도가 날지 주목된다.
19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는 지난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오찬 간담회에서 홈플러스 회생 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인사들 사이에선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과정에서 대규모 고용 불안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도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대형마트 2위인 홈플러스가 파산할 경우 10만 명에 달하는 직간접 고용인원의 대규모 실업자 양산과 협력업체 공급처 축소, 주변 상권 부정 여파 등 사회적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한다.
홈플러스는 법정관리 이후 매출이 급감하면서 유동성 악화에 따른 파산 위기설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에 이어 이달 급여 지연과 7개 점포에 대한 추가 영업 중단 등 자금난 여파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이달 말까지 가양·장림·일산·원천·울산북구점, 계산·시흥·안산고잔·천안신방·동촌점 등 영업 중단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문화점·부산감만점·울산남구점·전주완산점·화성동탄점·천안점·조치원점 등 7개 점포에 대한 영업 중단도 공지했다.
인가전 M&A에 실패한 홈플러스는 지난달 29일 서울회생법원에 ‘구조 혁신형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자체 회생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회생계획안에는 긴급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3000억 원 규모의 DIP 금융(회생기업 신규 자금 지원) 대출 추진, 현금흐름 개선을 위한 자가점포(향후 3년간 10개) 및 익스프레스사업부문 매각, 사업성 개선을 위한 부실점포 정리방안(향후 6년간 41개), 인력 효율화 등을 통한 재무구조와 사업 경쟁력 개선 계획이 담겼다.
그러나 대출 추진이 여의찮은 데다 자금 압박이 이어지면서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 파트너스는 지난 16일 3000억 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대출) 가운데 1000억 원을 직접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와 국책 금융기관인 산업은행 등 다른 금융 주체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참여하는 구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도 전했다. 메리츠의 경우 회생 가능성과 자금 회수, 사회적 책임 사이에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MBK파트너스는 “대주주의 결정이 출발점이 돼 DIP 대출 협의가 빨리 마무리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긴급운영자금대출이 성사되면 홈플러스의 회생 가능성은 한 단계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대주주의 긴급수혈로 일단 급한 불은 끄게 됐지만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의 구체적인 실행 방식, 노동조합의 동의 여부, 추가 자금 조달 구조 등 넘어야 할 변수는 여전하다.
또한 정부의 메시지에 따른 해결 모색에 속도를 기대하면서도, 일각에서는 사태 해결은 정부 차원의 지원이 아닌 이해관계자 간 조율에 달려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홈플러스는 “지난 6일 제출된 채권단 의견에는 회생계획안 접수 및 검토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제기되지 않아 홈플러스의 구조혁신이 필요하다는 데 채권단의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앞으로 회사·노동조합·채권단 간에 회생계획안의 세부 내용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와 협의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했다.
대주주의 사법리스크도 진행형이다. 박정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비롯해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대표와 김정환 MBK파트너스 부사장, 이성진 홈플러스 전무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그러나 향후 재판 과정은 남은 상황이다.
최악의 고비를 넘긴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 점포 운영 효율화 등 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 작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 측은 “영업 중단 점포 직원들은 타 점포 전환 배치 등을 통해 고용을 보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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