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실버바 판매액-골드뱅킹, 역대 최대
금·은 역대 최고가 경신하며 산타랠리 이어가
가격 전망 낙관적이지만 변동성 유의해야
동아DB
올해 9월 골드뱅킹(금통장) 계좌를 만들어 금을 모으기 시작한 직장인 김모 씨(30)는 요즘 하루에도 몇 번씩 계좌를 확인한다. 금값이 떨어졌을 때에는 불안했지만 최근 금값이 다시 천장을 뚫으면서 수익률이 5%를 넘겼다. 김 씨는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다 생각해 조정이 올 때마다 비중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했다.
주요 시중은행의 골드바·실버바 판매액과 골드뱅킹 실적이 통계 집계 이래 최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은 값이 올들어 각각 70%, 150% 급등하는 등 50여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이자 국내에서도 매수세가 거세진 것이다.
●실버바 판매금액 지난해의 38배
뉴시스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올해 들어 성탄절 전날인 24일까지 골드바 6779억7400만 원어치를 팔았다. 이는 지난해 연간 판매액(1654억4200만 원)의 4배를 웃도는 규모로, 2020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중량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NH농협을 제외한 4대 은행에서 골드바 판매 중량도 3745㎏로 1년 새 두 배 넘게 뛰었다.
실버바는 품귀가 빚어지기도 했다. 실버바를 취급하지 않는 하나은행을 뺀 4대 은행의 올해 실버바 판매 금액(306억8000만 원)은 지난해(7억9900만 원)의 38배에 달했다. 은행권에서는 개인 투자자가 골드·실버바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을 예금처럼 저축해두는 골드뱅킹(금통장) 실적 역시 올해 최대 기록을 세웠다. 신한은행의 ‘골드리슈’ 상품은 24일 기준 총 18만7859개 계좌에 1조2979억 원의 잔액이 예치돼 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계좌 수, 잔액 모두 2003년 상품 출시 이래 가장 많았다. 지난해 대비 잔액은 약 2.4배로 불고 계좌 수도 14% 늘었다.
●금·은값 ‘산타랠리’ 매수세 확대
젼례없는 금·은 투자 열기는 국제 금·은값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해 매수세에 불을 지핀 영향이 크다. 올 들어 금값은 약 70%, 은값은 150% 이상 급등했는데, 둘 다 1979년 이후 가장 높은 연간 상승률이다.
연말 금·은값이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며 산타랠리를 이어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성탄절 다음 날인 26일(현지시간)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장 중 한때 최대 1.2% 상승해 트로이온스(이하 온스·31.1g)당 4530달러를 넘어섰다. 전날 기록한 장중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운 것이다. 은 현물 가격도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한때 장중 최대 4.6% 오르면서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75달러를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금·은 값에 대해 낙관적으로 전망하면서도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흥두 KB국민은행 서울숲PB센터장은 “미국의 금리 인하 기조가 유지되면 지금보다 높은 가격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은의 경우 상대적으로 거래량이 가격 변동성이 커 투자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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