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미국 클락스빌 제련소 건설 관련
“미국 정부 공급망 재편 ‘팍스실리카’서 핵심”
미국 주요 정부 인사 연이어 중요성 강조
고려아연 클락스빌 제련소 프로젝트가 미국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팍스실리카(Pax Silica, 동맹국 기반 공급망 기술동맹)’ 이니셔티브의 핵심 프로젝트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5일 고려아연이 미국 내 제련소 건립 계획을 발표한 뒤 미국 정부 인사들이 연이어 관련 의미를 강조하고 나섰다. 이변 협력이 향후 동맹국과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국무부 경제담당 차관 제이콥 헬버그는 최근 블룸버그와 대담에서 “미국의 재산업화(Re-Industrialization)를 통해 경쟁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며 “고려아연 프로젝트는 이러한 노력의 중요한 이정표(a major milestone in that effort)”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팍스실리카는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협력해 미래 산업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틀을 제공한다”며 “고려아연 프로젝트 출범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이 프로젝트는 범정부적 접근의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려아연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가 팍스실리카 추진의 핵심이라는 취지다.
이어 “동맹국 사이에서 경제 안보는 국가 생존의 필수 전제조건이라는 공감대가 있다”며 “각국 정부의 다양한 투자 수단을 결집·활용하고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의 기업·혁신 생태계가 진정한 차이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내 산업 생태계를 기반으로 이를 지탱할 공급망을 동맹국과 함께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미국 정부 공급망 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에 대해서는 “공동 방위를 제공하는 것은 미국 정부의 근본적 목적”이라며 “국방 당국은 가용한 모든 도구를 사용해 전시 상황에도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미국 프로젝트도 이러한 정책적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취지다. 그러면서 고려아연 프로젝트가 민간부문에도 큰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내부
업계에서는 고려아연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가 미국 정부의 팍스실리카 구상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미국 제련소에서 아연과 연, 동 등 기초금속과 함께 안티모니, 갈륨, 게르마늄, 인듐 등 핵심광물 13종을 생산할 예정이다. 갈륨은 인공지능(AI)와 통신, 전력반도체 등의 재료로 사용되고 게르마늄은 광통신, 적외선, 태양전지 등에 쓰인다. 안티모니는 탄약과 합금 등 군수 분야 수요가 높은 광물이다. 고려아연 미국 제련소가 첨단 산업 원료 공급 허브로 거듭날 수 있다는 평가다.
헬버그 차관은 “한국의 고려아연뿐 아니라 인도와 유럽연합(EU) 등 다양한 국가와 팍스실리카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부터 다수 국가가 합류할 것으로 보고 있고 팍스실리카는 닫힌 클럽이 아닌 문제 해결형 연합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헬버그 차관에 앞서 러트닉(Lutnick) 미국 상무부 장관이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에 환영의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고려아연 프로젝트는 미국 핵심광물 판도를 바꾸는 획기적인 거래로 향후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국가안보와 경제안보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취지의 내용을 담았다.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외신은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서울에 본사를 둔 고려아연이 미국 국가안보 공급업체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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