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국민연금 해외투자 너무 투명…불투명하게 할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17일 15시 04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공동취재) 2025.11.27/뉴스1 ⓒ News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공동취재) 2025.11.27/뉴스1 ⓒ News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국민연금 해외 투자 룰이 너무 투명하게 알려져 있다”며 “불투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의 한 요인으로 ‘해외 주식 투자’가 거론된 가운데 국민연금이 상당한 금액을 해외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 이를 일명 ‘서학 개미’들이 투자 잣대 중 하나로 삼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이날 오후 한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환 헤지 시점이나 중단 시점 등이 국내외 외환시장 참여자들에게 너무 잘 알려져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해외 투자하는 분들이 그것에 근거해 투자하게 된다”며 “국민연금이 환 헤지 개시 및 중단 시점을 덜 투명하게 해서 패를 다 까놓고 게임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국민연금 내 기조 변화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총재는 “어제 국민연금이 회의에서 전략적 환 헤지 등을 할 때 너무 투명하게 하지 않고 유연하게 하겠다고 해서 큰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뉴 프레임워크’를 만드는 데 있어 이런 점을 고려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또 “국민연금이 큰 손이 됐다”며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10년 전과 다른 만큼 국내 시장에 투자할 돈은 어떻게 할지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수익률은 원화로 평가되는데, 나중에 국내로 자금을 들여오게 되면 원화가 절상되면서 수익률이 떨어지게 된다”며 “어떤 수익률로 보상할지 서로 의견 교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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