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중장기 전략광물 공급망 리스크 해소”… APEC서 한·미 협력 논의
동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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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 2번째) 등 국내외 기업 총수들이 미국 상무부가 주도한 APEC CEO 서밋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경주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협상이 타결되면서 희토류 등 전략광물을 둘러싼 대립이 해소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의 중국 측 위협을 최소화하려는 각국 움직임은 여전히 빨라지는 추세다.
국내에서 다양한 전략광물을 취급하는 고려아연은 이런 상황에 힘입어 존재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중국의 주요 수출규제 품목인 안티모니 생산을 늘리고 있고 갈륨과 게르마늄 공급 계획을 밝히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APEC 주요 행사인 CEO 서밋에 참가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전략광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고려아연이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최윤범 회장이 지난 29일 APEC이 열린 경주에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핵심광물 확보를 위한 양국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회의는 미국 상무부가 주도해 열렸다고 한다.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를 비롯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이 참석해 전략광물·에너지·반도체·방산 분야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최 회장은 “중국 영향력이 확대되는 상황 속에서 공급망 안정성 확보는 다양한 기업들의 공동 과제”라며 “고려아연은 50여 년간 독자적인 비철금속 공급망을 구축해왔다”며 “동맹국간 협력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정적인 전략광물 공급망을 구축해 양국 경제안보 성공 모델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유예 조건으로 중국의 희토류 등 전략광물 수출 규제를 1년 연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희토류를 포함한 전략광물 공급망에서 중국 장악력은 여전히 강력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장기 공급 관련 리스크를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밸류체인 지배력이 굳건하다는 점에서 크게 변한 것은 없다”며 “한국과 미국은 고려아연과 같은 기업을 중심으로 공급망 다변화를 서둘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려아연 자신감의 배경은 적극적인 투자와 글로벌 행보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8월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갈륨 생산설비 구축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두 전략광물에 대한 중국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안티모니, 인듐 등을 미국 시장에 꾸준히 공급하면서 전략광물 공급망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미국은 2020~2023년 인듐 수입량의 약 29%를 한국에서 들여왔다. 대부분이 고려아연 울산 온산제련소에서 생산된 물량이다.
최 회장은 “한미 경제 안보 차원에서 고려아연은 바람직한 협력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며 “세계 최고 제련 기술력으로 안정적이고 투명하면서 안전한 공급망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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