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면세점, 인천공항 화장품·향수·주류·담배 권역 철수… 내년 4월 영업 종료

  • 동아경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구역. 뉴시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구역. 뉴시스
신세계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내 DF2(화장품·향수·주류·담배)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의 임대료 인하 갈등이 장기화된 가운데 누적 적자를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신세계디에프는 30일 공시를 통해 “면세사업 수익성 제고를 위한 운영 효율화 차원에서 인천공항 DF2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영업 지속 시 적자 증가가 예상돼 손익 개선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2026년 4월 28일부터 영업을 정지한다.

DF2 구역은 제1터미널 출국장 내 약 4700㎡ 규모의 화장품·향수·주류·담배 판매구역으로 신세계면세점이 10년 사업권을 따내 2023년 4월부터 운영해왔다. 그러나 고환율과 경기 둔화, 여행 수요 불확실성 등으로 매월 60억~80억 원 수준의 적자가 지속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계약 기간 약 7년을 감안할 경우 손실 규모가 수천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부터 공항공사에 임대료 30% 인하를 요청하며 법정 다툼을 이어왔다. 인천지방법원은 지난 8월 신세계가 운영하는 DF2 구역의 객단가 임대료를 27% 인하하라는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으나 공항공사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후 법원이 보정명령을 내렸지만 협의가 결렬되면서 신세계는 사업권을 반납하는 쪽으로 최종 판단했다.

이번 결정은 한 달 전 신라면세점이 DF1(명품·패션) 사업권을 반납한 데 이은 후속 사례다. 두 회사 모두 코로나19 이후 고정 임대료 부담이 급격히 늘어난 구조 속에서 수익성 한계에 봉착했다. 신세계는 해외 면세 거점이 없어 공항 사업 비중이 높았지만 향후 적자 폭이 위약금보다 클 것으로 판단해 철수를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디에프는 “기존 점포의 효율적 운영을 통해 손익 개선을 추진하겠다”면서 “면세사업권 2권역 매출 감소가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으로 재무구조와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신세계면세점 측은 인천공항 내 DF4(패션·잡화) 구역과 명동 시내면세점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운영 효율화와 체질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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