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무덤 日시장 뚫어라”… 韓中 전기차, 열도서 정면승부

  • 동아일보

BYD, 日진출 2년만에 점유율 6%
내년엔 경차 출시… “성패 분기점”
현대차, 소형 SUV ‘인스터’ 큰 호응
올 1∼9월 판매량 작년보다 48% 증가

도요타를 필두로 한 자국 차 선호가 강해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리던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의 전기차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이브리드에 강점을 가진 일본 차 브랜드가 전기차 전환에 신중을 기하는 틈을 타 중국 비야디(BYD)가 전기차 시장 점유율 6%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나타내기 시작한 것. 현대차도 일본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간한 ‘BYD의 일본 진출 경과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비야디는 올해 상반기(1∼6월) 일본 전기차(BEV) 시장에서 1782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6%를 보였다. 2023년 1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를 출시하며 일본에 진출한 이후 2년여 만에 이룬 성과다. 현재 비야디는 일본 전역에 60여 개의 판매 거점을 운영하며 아토3를 비롯해 소형 해치백 ‘돌핀’, 중형 세단 ‘씰’, 중형 SUV ‘씨라이언7’ 등 4개 모델을 일본에서 판매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7∼12월)에는 일본 경차 시장을 겨냥한 전용 전기차 출시도 예고했다. 일본에서 경차는 신차 판매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차급(세그먼트)이다. 외국 업체가 일본에서 경차 전용 전기차를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호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경차 출시가 BYD의 일본 시장 진출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자동차도 2022년 5월 일본 시장에 재진출한 이후 꾸준히 판매를 늘려 나가고 있다. 일본자동차수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1∼9월 일본 내 판매량은 71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486대)보다 47.9% 증가했다. 특히 올해 4월 출시된 소형 SUV 전기차 ‘인스터(캐스퍼 일렉트릭)’가 시장에서 호응을 얻으면서 전기차 중심의 시장 공략 전략이 성과를 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특히 현지 고객과의 ‘오프라인’ 접점 마련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달 초 도쿄에 첫 전기차 전용 오프라인 매장인 ‘현대 시티 스토어’를 개장하는 등 온라인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오프라인 인프라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5월 오사카를 시작으로 6월 센다이, 7월 후쿠오카에 복합 고객체험 공간을 차례로 열었으며, 연말까지 수도권으로 전시 공간을 확대할 계획이다.

스포츠 팬덤 문화를 활용한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8월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 구단에 아이오닉 5를 제공했다. 이는 구단 최초의 전기차 불펜카(시구차)로 운영되며 경기장을 찾는 야구팬들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일본 첫 공식 브랜드 팬덤 ‘현대모터클럽 저팬(Hyundai Motor Club Japan)’을 출범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자국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수입차 점유율이 10% 미만에 그치는,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시장”이라며 “하지만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이 느린 틈을 타 한중 전기차 업체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일본 시장 진입 장벽을 허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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