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 인천 공항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쌓여 있는 해외 직구 물품.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김 모 씨는 인스타그램 광고를 통해 유명 의류 브랜드를 저렴하게 파는 해외 아울렛 사이트를 알게 됐다. 여기서 의류 제품 82.95달러(약 120만 원) 치를 결제했다. 하지만 2주가 지나도 제품을 받지 못했고 그때야 해당 사이트가 유명 브랜드를 사칭한 가짜 사이트인 것을 알게 됐다.
김 씨처럼 해외 직구 사기를 당했거나 의심돼 상담을 요청하는 건수가 최근 몇 년 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1∼2023년 국제거래소비자포털에 접수된 해외직구 사기성 쇼핑몰 상담 건수는 모두 2064건이었다. 연도별로는 △2021년 251건 △2022년 441건 △2023년 1372건 순으로 매년 증가세다.
피해자들은 소셜미디어 콘텐츠나 맞춤형 광고에 연결된 링크를 통해 해당 쇼핑몰에 접속했다가 낭패를 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상담 2064건 중 접속 경로가 확인된 1821건을 살펴보면 인스타그램·유튜브·페이스북·카카오톡·카페·트위터·틱톡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접속한 사례가 1499건(82.3%)이었다.
특히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보다가 접속한 쇼핑몰에서 피해를 본 사례가 10건 중 7건에 달했다. 인스타그램이 762건(41.8%)으로 가장 많았고 유튜브가 460건(25.3%)으로 뒤를 이었다. 페이스북 137건(7.5%), 인터넷 광고 192건(10.5%), 웹서핑과 검색 94건(5.2%), 지인 추천 등 기타 36건(2.0%) 순으로 피해 사례가 많았다.
피해 유형을 보면 ‘브랜드 사칭’이 972건(47.1%)으로 가장 많았다. 유명 브랜드를 사칭한 쇼핑몰을 운영하면 고객이 결제한 제품을 배송하지 않고 잠적하는 식이다. 광고와 달리 품질이 낮은 제품을 판매한 경우는 959건(46.5%)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실제 한 소비자는 유튜브 광고를 통해 방문한 해외 사이트에서 의류를 구매하고 4만8800원을 지불했다. 이후 그는 받은 옷의 봉제 등 품질이 좋지 않아 환불을 요청했다. 판매자는 72시간 이내에 연락을 준다고 답변했으나 이후 어떠한 연락도 주지 않았다.
소비자원은 해외직구 시 유명 브랜드 상품을 지나치게 싸게 판매하는 소셜미디어 광고를 일단 의심하라고 당부했다. 방문 사이트 인터넷 주소(URL)가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와 같은지도 확인해야 한다. 소비자원은 “사기성 쇼핑몰은 홈페이지 디자인을 공식 홈페이지와 유사하게 꾸미고 공식 홈페이지의 도메인 주소에 ‘shop’ 혹은 ‘sale’ 등을 붙여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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