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태에 6.3조 경제손실… 쏘나타 22만대 판매 맞먹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월 22일 03시 00분


한은, 성장률 하향 수정하며 추산… 위축된 국내 경기 계엄으로 더 악화
정국 불안 장기화 땐 피해 커질듯
최상목, 추경 편성 가능성 시사… “국정협의회 가동되면 함께 논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2025.1.21.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으로 한국 경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감소 폭이 약 6조3000억 원으로 예상되는 등 경기 부진 우려가 더욱 커지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경 편성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최 권한대행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추가 재정 투입에 대해서는 국회, 정부 국정협의회가 조속히 가동되면 국민의 소중한 세금을 가장 효과적으로 써야 한다는 재정의 기본 원칙하에 국회와 정부가 함께 논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와 정부 간 국정협의회 가동을 전제로 추경 편성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최 권한대행이 이 같은 뜻을 밝힌 건 악화 일로인 국내 경기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권한대행은 “어려운 민생 지원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정치권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경제계 등 일선 현장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내수 부진 등으로 위축됐던 국내 경기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로 더욱 악화됐다. 특히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으로 한국의 실질 GDP는 최소 6조 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은행은 20일 공식 블로그에 게재한 ‘2025년 1월 금융통화위원회 결정 시 한은의 경기 평가’ 보고서를 통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연 1.9%로 예상했으나 이 전망치가 1.6∼1.7%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4분기(10∼12월) 성장률도 기존 전망치(0.5%)의 반 토막에도 못 미치는 0.2% 정도에 그칠 것으로 봤다. 지난해 1분기에 1% 넘는 성장률을 보였던 분기별 성장률은 2분기(4∼6월·―0.2%)에 마이너스를 보였고, 3분기에도 0.1%에 그쳤다.


한은의 전망대로 올해 성장률을 1.7%로 가정하면 실질 GDP는 2330조8530억 원으로 종전 예상 대비 4조5840억 원 줄어든다. 또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0.2%에 그쳤을 경우 지난해 연간 실질 GDP는 2290조1740억 원으로 기존보다 1조7170억 원 적게 된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점을 고려하면 실질 GDP가 6조3010억 원만큼 감소했다고 추산할 수 있다. 이는 한 대에 약 2800만 원인 현대차 중형 세단 ‘쏘나타’를 22만5000대 정도 팔아야 충당 가능한 규모다.

문제는 한은의 이 같은 분석이 올 2분기부터 정국 불안이 해소될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 한은의 추산보다 경제적인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그룹은 헌법재판소가 올 3월 중순 탄핵을 인용할 것으로 전망하는 동시에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5%로 낮춘 바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달 16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최대 20조 원 규모의 추경을 제안한 점도 이런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이 총재는 “소비나 내수 등이 예상보다 많이 떨어졌다”며 “지금은 당연히 추경이 필요하고, 시기는 가급적 빨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국내총생산(GDP)#올해 성장률#추가경정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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