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이번주 최대 0.3%P 시작으로
다른 주요 은행들도 인하 동참할 듯
은행들 그동안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 억제” 내세워 가산금리 안낮춰
지난해 3분기(7∼9월)부터 가계대출 수요 억제를 명분으로 줄곧 대출 가산금리를 올려왔던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가 확대되어 온 것에 대한 시장의 비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이 가장 먼저 이번 주 최대 0.3%포인트 가산금리를 낮출 예정이며 다른 주요 시중은행들도 속속 금리를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가계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최대 0.3%포인트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상품별 인하 폭 등 세부 내용은 이번 주초 확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가산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이는 약 6개월 만의 하향 조정이다. KB국민은행 또한 현재까지 가산금리 조정을 확정짓지 못했으나 시장 상황을 살피며 필요시 금리를 인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은행의 대출 금리는 은행채 금리와 코픽스(COFIX) 등 시장·조달금리를 반영한 ‘지표(기준)금리’, 은행들이 임의로 덧붙이는 ‘가산금리’로 구성돼 있다. 은행들은 가산금리에 업무원가·법적비용과 위험 프리미엄 등이 반영된다고 설명하지만 가산금리는 은행의 대출 수요나 이익 규모를 조절하는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앞서 은행들은 지난해 7월 이후 꾸준히 가산금리를 높여 왔다. 지난해 3분기 이후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구입) 열풍이 다시금 가계대출 급증으로 이어지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대출 수요 억제 조치를 강하게 주문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끌어올려 대출금리를 인상하는 한편으로 유주택자에 대한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하는 등 자체적으로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이에 5대 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갈수록 벌어지더니 11월 기준 모두 1%포인트를 넘어서 논란이 됐다. 이처럼 예대금리차가 벌어진 것은 2023년 3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처음이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한국은행이 두 차례나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은행들이 예금(수신) 금리만 낮추고 가계대출 관리를 이유로 대출 가산금리를 낮추지 않은 결과였다.
신한은행이 먼저 대출 가산금리를 내리고 나서면 다른 시중은행들도 가산금리 하락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를 낮춘 은행에 가계대출 수요가 몰려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들어 가계대출 규모가 점차 줄어들 기미를 보이고 있어 금리 경쟁에 더욱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33조7690억 원으로 지난해 말(734조1350억 원)보다 오히려 3660억 원 줄어들었다. 월말까지 20일가량 남아 있지만 1월 대출 잔액이 최종적으로 줄어든다면 이는 2023년 3월(―2조2238억 원) 이후 8개월 만의 첫 감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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