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살림에도 현대百·SK네트웍스·KT 등 ‘영끌’ 주주환원↑… “배당 늘리고 자사주 소각”

  • 동아경제
  • 입력 2024년 2월 21일 1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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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업 밸류업 발표 전 선제 조치나선 기업들
유통·IT·통신 등 주요 기업 주주환원 강화 추진
현대百, 계열사까지 나서 배당금 상향·자사주 소각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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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이 ‘한국증시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 방침에 발맞춰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 등 그룹 내 상장사 10곳이 각각 이사회를 열고 중장기(올해~2026년) 배당정책을 수립했다. 현대백화점은 최소 배당액을 기존 1000원에서 1300원으로 올렸고 현대홈쇼핑은 주당 2500원 이상의 배당액을 보장하기로 했다. 지주회사 현대지에프홀딩스의 경우 최소 배당액을 주당 150원으로 설정하고 작년 배당은 주당 200원을 지급하겠다고 공시했다. 현대그린푸드도 향후 3년간 주당 최소 325원 이상 배당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배당이 없었던 한섬과 현대리바트, 현대이지웰, 대원강업, 현대에버다임 등 5개 계열사도 주주환원 확대에 동참했다. 처음으로 3년간 최소 배당성향을 10~20%대로 유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또한 올해 총 250억 원 규모 자사주 소각을 단행한다. 한섬은 자사주를 추가 매입한 후 기존 보유분을 포함해 총 발행 주식 수의 5%(약 124억 원) 규모를 이달 말 소각할 계획이다. 지누스는 4월까지 총 35억 원 규모 자사주 47만5944주를 소각할 예정이다.

업계는 경기 침체 영향으로 국내 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 속에서 현대백화점그룹이 주주환원을 확대하기 위해 ‘영끌’을 단행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그동안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던 계열사까지 나서 주주가치 제고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IT 기업도 주주환원을 강화하고 있다. NHN의 경우 창사 이래 처음으로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통해 총 666억 원 규모 주주환원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주당 배당금은 500원이며 배당금 총액은 약 169억 원이다. 다음 달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4월 지급 예정이다.

여기에 약 200억 원을 투입해 약 79만주 규모 자사주를 매입하고 오는 26일 발행 주식 총수의 3.4%인 117만주를 소각할 계획이다. 자사주 소각 규모는 약 263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SK네트웍스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배당 증액과 자사주 운영방안 안건을 의결했다. 기존 보통주당 120원(우선주 145원) 수준이었던 정기 배당을 200원(우선주 225원)으로 높이기로 하고 내달 초에는 전체 주식의 6.1% 규모에 해당하는 자사주 1450만363주(약 770억 원 규모)에 대한 소각을 단행한다.

KT는 271억 원 규모 자사주 소각 계획을 세웠다. 작년 초 14년 만에 1000억 원 규모 자사주를 소각한 데 이어 올해도 자사주 대규모에 대한 소각을 실행한다. 또한 작년 10월 발표한 주주 환원 정책에 따라 주당 배당금을 1960원으로 책정했다. 시가배당률은 약 5.5% 수준이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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