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딜러사 고진모터스, “영업장 폐쇄로 직원들 눈물”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7일 11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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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청주, 내년 순천 영업장 폐쇄 수순
목포·천안·수원도 폐쇄 검토 중
아우디 판매 부진이 직격탄, 직원들과 상의 없어
극동유화 장홍순 회장 등 특수관계인 소유

아우디코리아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고진모터스가 지방 영업장 폐쇄와 인력 감축을 본격화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에선 아우디코리아 판매 부진이 고진모터스 직원 구조조정에 영향을 줬다고 본다.

그러나 갑작스런 구조조정으로 고진모터스 직원들은 크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고진모터스는 윤활유 업체인 극동유화 장홍선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고진모터스는 이달과 내년 초에 각각 청주영업장과 순천영업장의 운영을 중단한다. 회사 측은 목포·천안·수원영업장도 각각 정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최근 수년간 아우디 판매 부진이 고진모터스 영업장 폐쇄로 이어졌다고 본다. 올해 아우디코리아 국내 판매량은 전년보다 11.3% 감소한 1만6650대에 그친다.

과거 독일 3사로 함께 묶였던 메르세데스-벤츠(7만1525대), BMW(7만1713대) 판매량과 비교하면 아우디의 위상 하락을 여실히 볼 수 있다. 현재 볼보(1만5410대)와 렉서스(1만2191대)가 아우디 뒤를 바짝 뒤쫓는 형국으로 업계에선 아우디의 수입차 3위 자리도 위태롭다고 지적한다.

아우디 부진은 곧바로 아우디 최대 딜러사인 고진모터스의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기준 고진모터스는 매출 4408억원, 영업이익 19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0.4%에 그쳤다. 이보다 앞선 2021년에는 4414억원 매출에 영업적자 208만원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최근 2~3년 새 고진모터스는 정상적인 영업이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고진모터스의 구조조정이 한국 수입차 시장에 상징성이 크다고 본다. 고진모터스는 아우디 국내 판매의 25% 이상을 맡은 최대 딜러사이기 때문이다.

고진모터스는 이미 폐쇄를 확정한 청주·순천영업장을 포함해 전국에서 11개 영업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는 전국 아우디코리아 딜러사 중 가장 많은 규모로, 고진모터스는 이 11개 중 절반 가량을 폐쇄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갑작스런 구조조정으로 직원들의 혼란과 반발도 커지고 있다. 특히 임직원 사이에선 사측이 정상적인 해고 과정을 밟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거세다. 직원들은 고진모터스 최대주주인 극동유화 장홍선 회장과 특수관계인에 대해 불만을 높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딜러는 “사측에서 갑자기 영업장 운영을 종료하라고 통보해 92개월 동안 근무했던 회사를 하루 아침에 그만두게 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딜러는 “사측에서 실적이 좋은 딜러만 다른 영업장으로 발령 내고, 나머지 (실적 부진) 직원들은 부진자 교육을 시키는 등 사실상 퇴사를 종용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이 모든 과정이 어떤 공식 절차 없이 구두로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고진모터스의 순천영업장과 청주영업장은 계약 만료로 영업장 운영 자체가 완전히 종료된다”며 “다른 영업장 운영에 대해선 현재 논의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영업장 비즈니스와 인력 관리는 딜러사가 알아서 결정할 문제로 아우디코리아와 연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고진모터스 측은 영업장 운영 종료와 인력 감축에 대해 기자가 문의했지만 일절 답하지 않았다.

고진모터스는 2000년 설립된 자동차 딜러사로 폭스바겐그룹코리아(前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와 계약을 맺고 아우디 차량을 국내에 판매하고 있다. 설립 이후 꾸준히 실적을 늘려 2020년에는 영업이익이 138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장홍선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고진모터스 지분 100%을 보유하고 있으며, 장 회장의 장남인 장인우 대표가 고진모터스를 이끌고 있다. 장 대표는 고진모터스 외에 포드와 링컨 딜러사인 선인자동차와 포르쉐 딜러사인 세영모빌리티 대표도 맡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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