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 11.4% 하락 전환
정부 “경제회복 추세는 변함없어”
국내 경기의 전반적인 상황을 보여주는 생산·투자·소비 등 3대 지표가 모두 악화됐다. 정부는 국내 경제의 추세적 회복세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하지만, 고금리 장기화에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우려는 커지고 있다.
30일 통계청의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0월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1.1(2020=100)로 전월보다 1.6% 줄었다. 감소 폭으로 보면 2020년 4월(―1.8%)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대다.
지표를 끌어내린 건 역시 반도체 생산이었다. 제조업 생산은 3.5% 줄었고 그중 반도체 생산이 8월 13.5%, 9월 12.8%로 늘다가 10월 들어 11.4%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하락 폭은 올해 2월(―15.5%) 이후 8개월 만에 최대다.
내수도 부진한 모습이었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달보다 0.8% 줄었다. 의료 등 준내구재(4.3%), 통신기기·컴퓨터 같은 내구재(1.0%) 판매는 증가했지만, 음식료품 등 생활 필수품이 포함된 비내구재 판매가 3.1% 줄었다. 서비스업 생산도 올 5월(―0.9%) 이후 5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하며 0.9% 줄었다. 설비투자 역시 3.3% 감소했다.
정부는 한국 경제의 회복 추세는 변함이 없고 이번 지표 하락은 전달 높은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 등 일시적 현상이라고 했다. 다만 이승한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은 “(소비 부진은) 고금리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과 투자 중심의 경기 회복 흐름이 내수 부문, 소상공인·취약계층 쪽으로 확산하도록 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연말에 분야별로 물가 관리 및 슈링크플레이션(상품 가격은 유지하되 내용물을 줄이는 것) 대응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