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 한국기업, 글로벌 기준에 맞게 리스크 관리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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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톰프슨 FM글로벌 아태 수석 부사장 인터뷰
세계 최대 규모 미국 재물보험사… 1600개 기업을 고객사로 보유
산업 현장에 엔지니어 보내… 문제점 살피고 예방책 조언
해외 진출 나서는 기업들에 현지 노하우 전달해 손실 최소화

제임스 톰프슨 FM글로벌 아시아태평양 수석 부사장이 17일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톰프슨 부사장은 “한국 기업들이 
최근 글로벌 확장에 나서면서 이에 따르는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제임스 톰프슨 FM글로벌 아시아태평양 수석 부사장이 17일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톰프슨 부사장은 “한국 기업들이 최근 글로벌 확장에 나서면서 이에 따르는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자연재해는 예측이 가능하며 그걸 컨설팅하는 것이 우리의 일입니다.”

17일 서울 중구 FM글로벌 한국지점 사무소에서 만난 제임스 톰프슨 FM글로벌 아시아태평양 수석 부사장은 여러 차례 “재난은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FM글로벌은 1835년 미국 로드아일랜드에서 설립된 세계 최대 규모의 재물보험사다. 지난해 7월 한국에서 영업 허가를 받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영업에 나섰다.

통상 재물보험은 공장 등 가입자 자산이 화재, 홍수, 지진 등으로 피해를 입을 때 보장해 주는 상품이다. 하지만 FM글로벌은 이를 넘어서 가동 중인 고객 사업장의 위험을 줄이거나, 공장을 만드는 단계에서 미리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도록 자문에 나선다. 다음은 톰프슨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FM글로벌이 어떤 기업인지 소개해 달라.

“FM글로벌은 과학 연구와 공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고객의 재물 리스크 관리와 회복 탄력성 강화를 추구하는 상호 보험 회사다. 1835년 설립되어 2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연매출은 약 100억 달러(약 13조6000억 원)로 미국 경제매체인 포천이 선정한 1000대 기업을 포함해 1600개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FM글로벌이 최근 한국에 진출한 이유가 무엇인가.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에서도 눈에 띄는 국가다. 일반적으로 다른 국가들은 한두 개 산업이 두드러지게 큰 데 반해 한국은 반도체, 화학, 배터리, 바이오, 방산 등 다양한 공학 기반 산업이 집적되어 있다. 최근 한국 기업들의 해외 사업장 운영이 늘어나면서 우리가 글로벌 기준에 맞는 손실 예방을 해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국 기업들에 어필할 수 있는 FM글로벌의 장점이 무엇인가.


“FM글로벌은 해외 진출에 나서는 한국 기업들에 미리 해당 국가와 관련된 노하우를 알려줄 수 있다. 아직 한국에서 터지지 않은 리스크가 해외에 나가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우리는 이런 문제를 세계 각지에서 여러 해 축적한 데이터로 해결할 수 있다.”

―보험사인데 유독 엔지니어 업무를 강조하는 것 같다.

“그렇다. 실제 FM글로벌 전 세계 직원 5600명 가운데 엔지니어가 1900명을 넘는다. 이들이 매년 전 세계 고객사 사업장을 찾아 문제를 검토해 손실 예방책을 내놓는다. 예를 들어 홍수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 공장에선 전기 콘센트를 더 위에 설치하라고 조언하는 식으로 리스크를 줄인다.”

―공장 현장 책임자들이 보험사 엔지니어의 조언에 잘 따르나.

“공장장들은 시설 자문에 응하면 으레 ‘20년 동안 이 공장을 운영했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FM글로벌은 한 사업장만 운영해 온 사람들과 달리 30년 동안 서로 다른 공장 100여 곳의 문제점을 점검해 왔다. 그렇게 따지면 경험치 3000년이 누적된 것과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전 세계 사업장에서 쌓은 방대한 데이터가 우리의 강점이다.”

―다른 보험사와 구별되는 FM글로벌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FM글로벌이 다른 보험사와 구별되는 가장 큰 차별점은 바로 ‘수익을 고객사에 되돌려 준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가 상호보험사이기에 가능한 부분이다. 납입 보험료와 계약 유지 기간에 맞춰 재계약을 할 때 고객사에 보험료를 차감해 주는 ‘멤버십 크레딧’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01년 이후 지금까지 약 50억 달러(약 6조8000억 원)가 지급됐다. 또 지난해부터는 고객사들이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 있도록 ‘회복탄력성 크레딧(resilience credit)’을 만들어 지급하고 있다. 고객사들은 우리가 지급한 크레딧으로 강풍, 홍수, 산불 등 자연재해에 대비하는 시설을 만들 수 있다. 지난해는 3억 달러(약 4080억 원), 올해는 3억5000만 달러(약 4760억 원)를 지급할 계획이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제임스 톰프슨#fm글로벌#해외 진출#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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