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구미호에 맞서는 고래… ‘자도주’ 선양의 인상적 약진

  • 동아경제
  • 입력 2023년 5월 9일 15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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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2개월 만에 초도물량 100만 병 판매
“칼로리 낮추고, 소주 본연의 맛 살려”
“제품 생산 확대… 수도권 문의 이어져”

하이트진로과 롯데칠성주류라는 두 공룡기업이 지배하고 있는 국내 소주시장에서 충청권 주류업체 맥키스컴퍼니가 새로 내놓은 국내 최저 도수 소주 ‘선양(鮮洋)’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맥키스컴퍼니는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선양이 출시 2개월도 안 돼 초도물량 100만 병 판매를 완료했다고 9일 밝혔다.

당초 선양은 초기 한정물량으로 기획돼 시장에 진입했다. 하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젊은 상권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초도물량이 모두 판매됐다. 이에 맥키스컴퍼니는 선양을 정식 제품화하고 생산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맥키스컴퍼니는 칼로리를 낮추면서도 소주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린 점이 젊은 층과 소비자의 니즈를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뚜껑을 병따개로 따는 ‘크라운 캡(Crown Cap)’을 적용해 기성세대에게는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레트로 감성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난에 빠진 지역 주류업체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맥키스컴퍼니의 약진은 인상적이다. 소주 대기업들의 신제품 출시와 지방 마케팅 강화하면서 자도주(自道酒·해당 지역에서 생산되는 소주)의 시장 점유율이 점점 떨어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참이슬’ ‘진로’(이상 하이트진로), ‘처음처럼’ ‘새로’(이상 롯데칠성음료) 등 대형 소주 브랜드가 지역에 깊게 침투하면서 60~50%를 유지했던 충청권 자도주 점유율도 30%대까지 주저앉은 상황이다.

충청권을 중심으로 판매되는 상황에서 수도권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기대할 만하다. 현재 선양은 수도권 일부 지역 편의점(GS25, 이마트24)에서 판매되고 있다. 개성 있는 소주를 찾는 MZ세대들이 많아진 만큼 유흥채널 문의도 지속되고 있다.

다만 현재로선 생산량 문제로 유흥채널까지 납품하긴 어렵다는 게 회사 측 설명. 맥키스컴퍼니 관계자는 “긍정적인 반응이 지속되고, 생산량이 늘면 유흥채널 등 수도권을 조준하는 마케팅 활동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월 출시한 선양은 선양은 맥키스컴퍼니의 옛 사명이자 지난 1993년 단종된 ‘선양’을 리브랜딩해 선보인 제품이다. 트레이드마크인 ‘고래’ 캐릭터와 어울리는 파란색으로 디자인해 청량하고 시원한 소주의 느낌을 강조했다. 또한 ‘헬시 플레저’ 트렌드를 따라 ‘제로 슈거’에 14.9도로 국내 소주 중 최저 도수로 내놓았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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