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업황 바닥 찍었다”…메모리 실적 회복 앞당길까

  • 뉴시스
  • 입력 2023년 5월 3일 14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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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이후 극심한 수요 침체를 보이고 있는 PC 시장의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메모리 업계 불황 탈출을 위해선 PC 시장 회복이 필수 조건이어서 메모리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PC용 메모리 시장 매출 비중은 D램 기준 전체의 20% 이하에 그친다. 하지만 서버나 모바일 등 다른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PC 시장 반전은 메모리 업황 반등에 긍정적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최근 미국 PC 업체인 델(Dell)에 대한 투자 등급을 ‘비중 확대’로 바꾸면서 “우리는 PC 시장이 올 1분기에 바닥을 형성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대만 경제일보도 모건스탠리 최신 보고서를 인용해 “2분기 내 재고 정리 완료로 PC 경기가 바닥을 찍고 2025년까지 회복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외국계 투자 업체 중 PC 경기 붐이 더 장기화될 것이라고 본 곳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지난달까지 여러 시장조사기관은 올 1분기 PC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PC 재고 수준이 여전히 상당하다는 진단도 내놨다. 특히 애플이 올 1분기 PC 출하량을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줄이자, PC 수요 회복은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는 비관론까지 커졌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IT 업체들의 실적 발표 후 PC시장 전망에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

◆PC, 메모리 수요 회복 이끌지 주목


미국 PC용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를 통해 1분기 순이익이 28억달러(3조7500억원) 적자를 보였다고 밝혔지만, 올해 PC 판매량 전망치인 2억7000만대 수준은 그대로 유지했다.

인텔은 “중요한 것은 PC 사용량이 펜데믹(감염병 대유행) 이전 수준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재고 조정이 예상대로 빠르게 진행되면서 PC 시장 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분기 말에는 재고도 양호한 수준으로 돌아설 전망이다. 메모리 업계는 특히 PC 업계 회복이 가장 빠를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열린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작년부터 이어진 재고 조정으로 고객사의 재고 수준이 감소함에 따라서 올 하반기에는 수요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수요 회복은 재고 조정을 일찍 시작한 모바일과 PC 등 소비자향 제품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코로나 기간 동안 크롬북 특수 경험이 이제 교체 수요를 발생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할인 문의 사절” 협상 우위 확보 총력



메모리 업체들은 감산을 통해 메모리 가격 협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PC용 D램 범용제품(DDR4 1Gb×8 2133MHz)의 고정거래가격(계약거래가격)은 평균 1.45달러로, 전월 1.81달러 대비 19.89% 급락했다.

메모리 공급 업체들의 재고 수준이 높아 할인 경쟁이 이어지며, 수요 업체들은 구입을 미루고 관망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오는 2분기부터 감산의 효과가 본격화되면, 메모리 업체들도 공급 통제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 D램 업계 3위 미국의 마이크론은 5월부터 현재 시장 가격보다 낮은 가격 제의는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렌드포스는 “낮은 수요로 인해 구매자는 여전히 수동적인 태도”라며 “그러나 재고가 많은 DDR4와 달리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 공급은 제한적이어서 현물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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