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분기 中수출 28% 감소… 23개국 중 최대폭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1일 03시 00분


주력품목 반도체 40% 줄어 타격
中 자급력 높아지면 장기화 우려
대중 수출액 1년새 2위서 5위로
대중무역적자도 6개월 연속 기록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對)중국 수출이 급감하면서 1분기(1∼3월) 중국의 주요 교역국 중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액 감소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반도체 자급에 나서면서 이 같은 추세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중국 해관총서(한국 관세청에 해당) 무역 통계에 따르면 1분기 중국이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액수는 38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2% 줄었다. 수출 감소 폭은 중국이 주요 국가·지역으로 관리하는 23개국 중 가장 크다. 반도체 강국 대만으로부터의 수입액 감소 폭도 28.0%로 한국과 비슷했다. 같은 기간 일본 수입액은 19.5% 줄었고, 미국은 1.7% 감소에 그쳤다. 그 결과 지난해 1분기 대만에 이어 중국의 수입액 국가 2위였던 한국은 올해 1분기 대만, 미국, 일본, 호주에 이어 5위로 떨어졌다.

중국이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을 크게 줄인 것은 반도체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무역협회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한국의 전체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40.0% 감소했다. 전 세계 수요와 가격이 동반 하락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의 중국 고립화 정책에 맞서 중국이 반도체 자립에 나서면서 한국산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이래 중국은 10∼30%에 불과한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다른 첨단 기술에 대한 중국의 경쟁력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0일 발표한 ‘대중국 교역구조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국의 대중 무역수지 악화는 코로나 사태, 글로벌 경기 등의 영향이 크지만 중국의 교역경쟁력 상승이 동반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한국의 대중 교역경쟁력은 떨어졌지만 중국의 대한 경쟁력은 빠르게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단기간에 대중국 교역 규모가 줄지는 않겠지만 중국과의 경쟁 품목이 많아지면서 예전 같은 흑자 구조를 이어가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1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 자체가 중간재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의 경합이 많아지고 있다”며 “과거에 비해 흑자를 굉장히 많이 보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중 무역수지는 지난해 10월(―12억6000만 달러) 이후 올해 3월(―27억7000만 달러)까지 6개월 연속 적자다.

#한국#1분기#중국수출 감소#반도체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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