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쇼크’에 커지는 경기 불확실성…수출 줄고, 재고 쌓여

  • 뉴시스
  • 입력 2023년 3월 3일 05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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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전산업 생산이 4개월 만에 증가했지만, ‘반도체 쇼크’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수출은 줄고 재고는 쌓이는 등 국내 경기 하방 신호가 강해지는 모습이다.

3일 통계청의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전산업 생산은 1년 전보다 0.5% 증가하며 넉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통신·방송·장비(111.0%)와 자동차(9.6%) 등에서 크게 늘었지만,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생산은 5.7% 감소했다.

반도체 생산은 지난해 7월(-3.5%)부터 감소 추세다. 8월에 -10.3%, 9월 -1.2%, 10월 -6.4%, 11월 -9.7%로 마이너스(-) 행보를 보이다가 12월(2.2%)에 반등했다. 하지만 지난 1월 다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1년 전과 비교해도 우리 경제가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2.9% 증가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12.7% 감소하는 등 상황이 나빠졌다. 특히 반도체 생산은 33.9%나 줄었다. 이는 2009년 1월(-39.7%)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여기에 1월 반도체 재고는 전월보다 28.0% 증가했다. 반면 출하는 25.8% 쪼그라들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재고/출하 비율인 제조업 재고율은 120.0%로 전월보다 2.2%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있던 1998년 7월(124.3%)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는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반도체 수출이 급감한 여파로 분석된다. 반도체 수출이 크게 줄고 재고가 쌓이면서 생산이 감소하는 구조에 놓인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42.5%(44억 달러) 감소하면서 전체 수출도 끌어내렸다. 2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7.5% 감소한 501억 달러(약 66조3825억원)로 집계되며 지난해 11월 감소세로 전환한 뒤 5개월째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도 반도체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지난 2일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주재하고 “2월 수출과 무역수지를 보면 세계경제와 우리경제 모두 여전히 어려운 모습”이라며 “반도체 경기의 반등 없이는 당분간 수출 회복에 제약이 불가피한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재고 증가에 따른 향후 재고조정 과정, 수출 감소세 지속 등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도체 부진에 따른 경기 침체가 소비와 투자 부진과 맞물리면서 국내 경제가 예상보다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실제 1월 소매판매는 2.1% 줄어 석 달 연속 감소하고 투자 또한 1.4% 쪼그라들며 2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비·투자는 중국발 입국객 방역 규제 완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부분 해제, 누적된 가계 저축 등이 긍정적이나 기업 심리 위축, 주요국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 지속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경기 하방에 대응하기 위해 상반기 중 383조원 규모의 재정·공공투자·민자사업 등의 조기집행을 적극 추진하고, 금융·부동산 시장 등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상반기 중 공공요금을 안정기조로 관리하고, 취약계층의 에너지·주거·교육·통신비 부담을 경감하는 등 민생·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한다.

아랍에미리트(UAE) 투자협력 위원회를 본격 가동하고, 반도체 등 세제지원 확대 방안의 조속한 입법, 현장애로 신속 해소 등 수출·투자 활력을 제고한다.

한편 신성장 4.0 주요 프로젝트 추진 가속화, 노동·교육·연금 분야 구조개혁 등 미래성장동력 확보 및 경제체질 개선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업심리 위축, 주요국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 지속 등이 리스크 요인”이라며 “당면한 경기 어려움 극복과 위기 후 재도약을 위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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