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요금 동결로 판매손실 눈덩이
재무구조 개선 위해 배당 않기로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해외 사업 부문의 호조 등으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급증했지만 재무구조는 오히려 악화됐다. 가스요금 인상 억제에 따른 판매 손실(미수금)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면서 부채비율이 급증하는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가스공사는 24일 영업실적 공시에서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2조4634억 원으로 전년보다 99%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매출액은 51조7243억 원으로 88%, 순이익도 1조4970억 원으로 55% 각각 급증했다.
그러나 국내 사업 부문에서는 미수금이 8조6000억 원까지 불어나며 재무 구조에 경고등이 켜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폭등했는데도 도시가스 요금 인상은 억제됐기 때문이다. 가스공사는 천연가스 수입 대금보다 판매 대금이 낮은 데 따른 손실금을 아직 회수되지 않은 미수금으로 분류하는 회계 처리 방식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장부상 이익은 늘었지만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전년보다 121%포인트 급증한 500%,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190%포인트 오른 643%를 각각 기록했다.
가스공사 측은 “미수금 해결과 취약한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이번에는 주주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무배당 결정으로 부채비율은 20%포인트가량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가스공사의 고질적인 경영난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가스공사는 “올 3월 말에는 미수금이 12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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