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능력 3배로 확대” 불확실성 대비 나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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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 구체적 수치로 대응전략 제시
공급망 위기… 내년 가격 하락 전망, “재고 심각하지 않아” 기술개발 총력
3분기 매출 73조 ‘사상 최대’ 실적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생산능력을 2026년까지 2017년 대비 3배 가까이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 3분기(7∼9월) 매출 70조 원 벽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거뒀지만 주력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파운드리 기술 및 생산능력에 대한 투자를 늘려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할 방침이다.

28일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반도체 회로를 보다 세밀하게 구현하는 극자외선(EUV) 공정에서 고객 수요를 최대한 충족할 수 있는 양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프라, 장비 등 전례 없는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투자 계획에 따라 2017년 대비 올해 생산능력이 1.8배 확대됐고 2026년까지는 약 3배 가까이 큰 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구체적인 목표 수치를 제시했다.

이번 투자 계획은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올해 초 주요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서버를 증설하고 정보기술(IT) 기기 판매가 늘면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증가했지만 메모리반도체 초호황이 올해 말쯤 꺾이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가격 하락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 중 절반가량이 메모리반도체 중 하나인 D램 매출로 추정된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향후 메모리반도체 시장 전망을 묻는 질문에 “불확실성이 매우 커 구체적인 전망을 내놓기 힘들다”고 말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 불확실성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빚어졌다. 글로벌 부품 공급 차질로 제조업체들이 최종 제품 생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메모리반도체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커졌던 IT 기기 구매 수요도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고객사들과 메모리 시황 전망에 시각차가 존재하고 이에 따라 최근 가격 협상 난도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주요 시장조사업체, 증권가에서 ‘올해 말부터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이 동요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삼성전자는 시장 불확실성이 장기화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삼성전자 측은 “예전엔 PC에서 주로 쓰였던 메모리반도체가 서버와 모바일 등으로 수요처가 늘면서 특정 완제품 시황 의존도가 낮아졌고 첨단 신규 공정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제품 재고가 낮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메모리반도체 사이클(가격 변동 주기)이 짧아지고 있어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빨리 걷힐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현 상황을 사업 다각화의 동력으로 삼을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투자와 더불어 기술 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첨단공정 고객사를 추가로 확보하고 내년 3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조기 양산을 위한 1세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과 설계 인프라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올 3분기 매출 73조9800억 원, 영업이익 15조8200억 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매출이 70조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 부문에선 전년 동기 영업이익(5조5400억 원)을 뛰어넘어 10조6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삼성전자#파운드리 생산능력#3분기 콘퍼런스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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