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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경제 이슈&뷰]‘빅블러’ 시대, 디지털 전환은 성장의 열쇠

이창수 강릉원주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입력 2021-10-29 03:00업데이트 2021-11-21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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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디지털 기술의 진화로 빅블러(Big Blur) 현상이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빅블러 현상이란 산업, 기업 간 경계가 엷어지고 허물어지는 현상이다. 빅블러 가속화는 기업의 생존과 경쟁에 극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업종과 제품의 경계가 사라지는 무한 경쟁의 빅블러 시대에 기업들은 하나의 업종, 하나의 제품과 서비스에 집중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한 우물 파기’ 경쟁 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 ‘물길’을 찾는 새로운 경쟁 전략으로 선회해야 한다.

그 물길은 바로 다름 아닌 ‘산업 디지털 전환’이다. 산업 디지털 전환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을 산업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에 접목해 생산의 최적화, 제품의 지능화, 서비스의 고도화, 신규 비즈니스 모델 수립 등을 추진하는 전사 차원의 혁신활동이다.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디지털 전환은 산업과 기업의 생존을 위해 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우리 기업들도 한 우물 파기, 나 홀로 경쟁을 벗어나기 위해 지난해부터 ‘산업 디지털 전환 연대’를 결성하고 혁신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산업 디지털 전환 연대는 업종 내 밸류체인을 구성하는 대·중견·중소기업들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산업의 공통 문제를 해결하고 디지털 전환을 확산하는 민간 중심의 협업 네트워크다. 현재 미래차, 가전전자, 조선, 철강, 유통물류, 에너지, 기계로봇 등 10개 산업에서 260여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산업 디지털 전환 연대에 참여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빅블러 시대를 준비하려면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기업들은 산업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제품, 서비스를 만들고 글로벌 산업을 선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 부정 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등 기존의 법률체계에서 산업데이터는 그 활용과 보호 원칙들이 명확하게 제시돼 있지 않다. 많은 기업이 산업데이터의 활용과 수익화를 망설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기업들이 산업데이터를 더욱 적극 활용하고 수익화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법안이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점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이 법안은 2020년 10월에 발의됐지만 아직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법안 통과는 무한 경쟁의 빅블러 시대를 맞이한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산업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는 소중한 열쇠가 될 것이다.

이창수 강릉원주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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