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뷰]애터미, 한국컴패션에 1000만 달러 기부… “세계 어린이에게 희망 줄 것”

동아일보 입력 2021-10-19 03:00수정 2021-10-19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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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기부금 역대 최대… 매출 대비 기부금 순위 업계 1위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기금 100억 이어 통 큰 기부
박한길 애터미 회장(왼쪽)이 15일 충남 공주 애터미 오롯에서 기부금 전달식을 열고 서정인 한국컴패션 대표에게 1000만 달러(약 120억 원)를 전달하고 있다. 애터미 제공

글로벌 직접판매기업 애터미(회장 박한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재해와 가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해 1000만 달러(약 120억 원)를 내놓았다. 15일 충남 공주시 애터미 오롯에서 기부금 전달식을 열고 한국컴패션(대표 서정인)을 통해 전 세계 어린이 양육 지원 활동에 적극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컴패션 역사상 단일 기부금으로는 최대치다.

박한길 애터미 회장은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의 증가로 특히 어린이들이 고통에 빠져 있다”며 “어린이들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을까 생각하던 차에 컴패션을 만나게 됐는데, 앞으로도 어린이를 위한 컴패션의 노력에 기꺼이 동참할 것”이라고 전했다.

‘컴패션(Compassion)’은 전 세계 가난 속 어린이들을 전인적으로 양육해 가정과 지역, 그리고 나라를 변화시키는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국제 어린이 양육기구다. 한국컴패션은 이번 기부금을 구체적으로 △아이티 지진 피해를 돕는 긴급 양육 보완 사업 △‘코로나19’ 긴급 양육 보완 사업 △아시아 지역 청소년 양육 개발 프로그램 △후원자를 기다리는 어린이 돕기 △Growing252 사역 후원금 등 다섯 가지 사업에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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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패션, 세계 유일의 어린이 양육기구

한국컴패션이 양육 중인 아이티 어린이들. 애터미 제공
최근 일어난 아이티의 지진이나 지난해부터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등 재해는 어린이들에게 특히 더 위협적이다. 지난해 유엔은 ‘코로나19가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189개국이 전국적 휴교령을 내려 약 15억 명의 아동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학교 급식으로 식사를 해결하던 143개국 약 3억6900만 명의 아동이 극심한 굶주림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 같은 아동들의 상황을 접하며 기부처를 고민하던 끝에 컴패션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많은 자선단체가 구호나 구제, 개발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박 회장이 컴패션을 눈여겨본 이유는 이들의 ‘양육’에 대한 의지 때문이다.

컴패션은 어린이가 당면한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도움을 주는 것을 넘어 한 아이가 자립 가능한 성인이 될 때까지 전인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가난 속 어린이들이 태아부터 청소년 시기를 거쳐 건강한 사회 구성원이 될 때까지 배움의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사회정서적 케어 등 지속적으로 지원하며 키워내는 것이다.

실제로 컴패션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대 경제학과 브루스 위딕 교수와 함께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컴패션을 통해 전인적 양육을 받은 어린이가 그렇지 않은 어린이에 비해서 교사가 되는 비율이 63% 높았으며 대학 교육을 마친 비율은 50∼80%, 사회 리더가 되는 비율은 30∼75% 더 높았다.

한국, 수혜국에서 후원국으로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의 설립자인 에버렛 스완슨 목사.
컴패션은 전 세계적으로 25개국 8000여 개 센터에서 약 200만 명의 어린이를 양육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컴패션은 12만여 명의 어린이를 양육하고 있다. 컴패션과 한국의 인연은 보다 깊고도 각별하다. 컴패션이 한국전쟁 고아를 돕기 위해 시작됐기 때문이다. 1952년 참전 군인들에게 설교를 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미국인 에버렛 스완슨 목사는 국내에 머무는 동안 전쟁고아들과 마주치게 된다. 전쟁고아들의 참상을 눈으로 목격한 스완슨 목사는 미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너는 이것을 보았는데 이제 무엇을 하겠느냐’라는 질문에 부딪혔다. 미국에 도착한 뒤 한국의 전쟁고아들을 위한 기금을 모으기 시작한 것이 컴패션의 시작이다.

한국은 1952년부터 컴패션의 후원을 받았다. 이후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경제적 성과에 힘입어 1993년 수혜국에서 졸업했다. 2003년 컴패션의 양육으로 성인이 된 졸업생들이 이제는 받은 사랑을 전하고 싶다며 컴패션 문을 두드린 결과, 10번째 후원국으로 재탄생했다. 이는 컴패션 수혜국에서 후원국이 된 첫 사례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한국컴패션에서 후원하는 어린이는 모두 해외 어린이다. 한국전쟁 당시, 제대로 먹지도 배우지도 못한 채 포화 속을 전전하다 컴패션의 도움을 받은 어린이들이 이제 누군가의 부모나 조부모가 됐다. 그리고 아직도 가난과 재해에 시달리는 전 세계 어린이를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애터미 기부금 비중, 관련 업종 평균 10배 넘어

애터미는 2009년 창립 이래 불우 아동 및 청소년에 대해 지속적으로 후원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보호 종료 아동 및 성범죄 피해 아동 지원을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에 4억여 원을 전달했다. 또 장애를 안고 있는 어린이들의 재활에 보탬이 되고자 전주예수병원의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 27억 원을 지원했다. 이와 더불어 2019년에는 미혼모들이 꿈과 목표를 가지고 사회의 일원으로 훌륭히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사랑의열매(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생소맘(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기금’ 100억 원을 기부한 바 있다.

애터미의 사회공헌 활동은 사훈 ‘영혼을 소중히 여긴다’에 따라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2020년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감사보고서에 기부금을 공시하는 446개 기업의 기부금 비중을 조사한 결과, 2019년 애터미는 유통 및 생활용품 기업 중에서 매출 대비 기부금 순위 1위를 기록했다. 매출 대비 애터미의 기부금 비중은 매출액의 1.02%, 영업이익의 약 10%로 관련 업종 평균의 10배가 넘었다.

이번 컴패션에 대한 기부도 세상 모든 어린이가 구김살 없이 밝게 자라날 수 있기를 기원하는 애터미의 바람에서 이뤄졌다. 박 회장은 “세상 모든 어린이는 창조주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소중한 존재”라며 “이번 기부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전 세계 모든 애터미인의 열정과 노력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기부와 나눔은 기업인의 사명이자 책임”
박한길 애터미 회장 인터뷰

서정인 한국컴패션 대표(왼쪽)와 박한길 애터미 회장.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탓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지만, 힘없는 어린이가 특히 안타깝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다가 기부에 나선 거죠.”

애터미 박한길 회장이 세계 곳곳의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을 돕기 위해 1000만 달러(약 120억 원) 기부 방침을 밝히며 꺼낸 말이다. 한국컴패션 서정인 대표는 “이번에 전달받은 기부금은 컴패션 70년 역사상 가장 많은 단일 기부금으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국컴패션 측은 해당 기부금으로 최근 강진으로 많은 어린이들이 고통받고 있는 아이티에 절반가량(47%)을 사용해 지진 피해 복구를 돕고 양육 환경 개선에도 나선다.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고통받는 저소득 국가를 중심으로 어린이 대상 식량 제공 사업 등을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팬데믹으로 인해 교육의 기회를 잃은 어린이들이 온라인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힘쓸 예정이다. 서 대표는 “아이들의 교육은 장기적으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고의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의 기부 선행은 2009년 창립 이래 꾸준히 이어져 왔다. 사업 초기부터 국내 청소년 미혼모 등 사회적 약자를 중심으로 기부활동을 펼쳤다. 애터미의 나눔은 국내에서만 이뤄지지 않았다. 해외 신규 시장에 진출할 때마다 애터미의 나눔 활동도 글로벌 무대로 넓혀 나갔다. 현재 이 회사는 한국을 포함해 23개국에서 진출하여 성업 중이다. 박 회장은 부인 도경희 씨와 함께 1억 원 이상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하는 등 현재까지 국내외 기부단체 등을 통해 공인된 방식으로 집행한 기부금만 500억 원을 넘기게 됐다. 지금도 그는 월급을 나눠 수많은 곳에 지정 기탁을 이어오고 있다.

박 회장은 이번 기부 결정을 두고 기업 매출 성장을 통해 얻은 이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의미가 강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회장은 “애터미가 성경에서 나오는 ‘축복의 통로’처럼 되길 바란다.”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이상의 돈을 벌어도 가지고 갈 수는 없으니 미리 잘 쓰고 가자는 생각이다.

그는 “기부와 나눔은 기업인의 책임과 사명의식에서 시작된다”며 “늘어나는 매출만큼이나 기부도 적극적으로 이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애터미의 기부로 선한 영향력이 이어지며 ‘선순환’이 일어나길 바란다는 얘기다.

아울러 수많은 기부처 중 한국컴패션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한국컴패션만큼 오랫동안 체계적인 계획을 가지고 선행을 이어온 기관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기부캠페인을 통해 한국컴패션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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