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상승은 언론탓” 보고서 낸 국토연구원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가격 자체보다 최고가 보도 더 영향”

국토연구원 세종 신청사. 2017.4.11/뉴스1 © News1
국토연구원 세종 신청사. 2017.4.11/뉴스1 © News1
국토교통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이 현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오른 것은 언론 보도의 영향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부동산정책 실패의 책임을 언론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연구원은 1일 ‘주택거래가격 결정에 대한 행동경제학적 이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2017년 이후 서울과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에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커진 것은 가격이나 거래량의 영향이라기보다는 최고가 거래가 나왔다고 보도한 언론의 영향이 더 크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의 정도를 ‘1∼3개월 전보다 비싸게 아파트를 산 사람이 얼마나 늘었는지’로 측정한 것부터 논란의 소지가 크다. 최근 서울 아파트 매수자 중 상당수는 전세난과 공급난에 따른 불안감 때문에 주택 구입에 나선 무주택자들이다. 그런데도 이들이 시세 차익을 기대하고 집을 산 것처럼 봤다.

최고가 거래 사실을 다룬 언론 보도가 최고가 거래의 원인이라고 본 점도 논란의 소지가 크다. 올 들어 거래 절벽으로 최고가 거래 건수는 예년보다 줄었지만 거래가 성사되기만 하면 역대 최고가인 사례가 잇따랐다. 이 같은 현상을 보도한 언론이 과열 양상을 부추겼다고 지적한 것은 인과관계를 왜곡한 측면이 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언론 보도도 집값 상승 기대심리에 영향을 미치지만 연구원 측이 정책 등 다른 변수의 영향을 제대로 통제하지 않고 단순 비교해 논란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서울 집값#언론탓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