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79곳중 11곳 위장-차명계좌 영업

박희창 기자 , 세종=남건우 기자 입력 2021-07-29 03:00수정 2021-07-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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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94개 계좌 첫 전수조사
14개가 불법계좌… 투자 주의보
금융사 옮겨가며 위장 반복하기도
공정위, 8곳에 “불공정 약관 수정”
국내 가상화폐 사업자 79곳 가운데 11곳이 위장 계열사나 타인 명의의 불법 계좌를 만들어 투자자 돈을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거래소는 불법 계좌로 거래가 중단되자 여러 금융사를 옮겨 다니며 ‘위장 계좌’를 만들고 없애기를 반복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28일 가상화폐 사업자의 법인계좌를 전수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FIU는 입출금 계좌 발급이 가능한 3503개 금융사를 조사해 가상화폐 사업자와 이들이 이용하는 법인계좌를 찾아냈다. 금융당국이 가상화폐 거래소, 지갑서비스업자 등 사업자 현황과 개수를 파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영업 중인 가상화폐 사업자는 총 79개로 파악됐다. 이들이 투자자들부터 돈을 받아 관리하는 법인계좌는 94개였다. 은행권이 59개로 가장 많았고 상호금융(17개), 우체국(17개)이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가상화폐 사업자 11곳이 임직원 명의 계좌 등 법인 이름과 다른 명의의 위장 계좌 14개를 이용한 것이 적발됐다. 일부 사업자는 금융사를 옮겨가며 위장 계좌의 개설과 폐쇄를 반복했다. 수도권의 가상화폐 사업자가 지방의 단위신협에서 법인계좌를 만든 사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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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9월 24일부터 가상화폐 거래소는 은행에서 실명 확인 입출금 계좌를 발급받아야 영업할 수 있다. 이를 앞두고 은행들이 거래소의 계좌 개설을 엄격하게 제한하자 일부 거래소가 위장 계좌를 이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계좌는 횡령, 자금세탁 등 불법 금융거래 통로로 악용될 소지가 높다.

금융위는 위장 계좌의 거래를 중단시키고 검찰, 경찰 등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이런 계좌를 쓰는 거래소는 9월 24일까지 한시적으로 영업하다가 폐업할 위험이 있다”며 “거래소 이름과 법인계좌 명의가 다르면 위장 계좌일 가능성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8개 가상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투자자에게 불리한 불공정한 약관을 고치거나 삭제하라고 권고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8개 거래소는 약관을 개정하기 7일 또는 30일 전에 공지하면서 고객의 명시적 의사 표시가 없으면 동의한 것으로 규정했다. 공정위는 이 조항이 고객에게 불리한 조항에 해당돼 무효라고 판단했다. 이 밖에 최소 출금 가능 금액(5000원)보다 적은 돈은 돌려주지 않는 조항과 ‘월 이용금액이 과도한 경우’ 등 구체적이지 않은 이유로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는 조항도 고치도록 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세종=남건우 기자 woo@donga.com
#가상화폐 거래소#차명계좌#불법계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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