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수도권 신도시 1호 주자 인천계양, 제2판교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2일 11시 00분


코멘트
인천계양신도시 조감도
인천계양신도시 조감도
정부가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추진하는 3기 신도시 가운데 처음으로 인천계양 신도시의 지구계획을 확정했다. 16번째 수도권 신도시 개발에 필요한 첫 단추가 꿰어진 셈이다.

정부는 또 나머지 3기 신도시 지역들도 올해 10월까지는 모두 지구계획을 확정하고, 이들 지역과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조성될 공공분양주택 3만9000채를 연내 분양하기로 했다. 주택공급 계획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시중에서 제기되고 있는 공급 차질 우려를 차단하겠다는 의도이다.

하지만 ‘2·4대책’을 통해 예고했던 추가 3기 신도시 예정지 발표가 이미 늦춰진 데다 수도권 공공택지 확보계획도 주민반발 등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는 곳이 적잖다. 정부 계획대로 사업 추진이 이뤄지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인천계양’, 3기 신도시로 첫 지구계획
국토교통부는 3기 신도시 최초로 인천계양 신도시의 지구계획을 3일자로 승인 고시한다고 2일 밝혔다. 3기 신도시는 2018년 발표된 ‘9·21대책’에 따라 조성되는 것으로 현재 모두 6곳이다.

같은 해 12월19일 인천계양과 남양주왕숙, 하남교산 등 3곳이 우선 신도시지역으로 선정됐고, 이듬해 5월7일 고양창릉과 부천대장이 추가됐다. 그리고 올해 2월24일 ‘2·4대책’의 일환으로 광명시흥지구도 3기 신도시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지구계획 승인으로, 인천계양은 수도권에 조성되는 16번째 신도시가 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에 조성됐거나 조성 중인 신도시는 모두 15곳이다. 1기 신도시는 1기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등 5곳은 조성된 지 30년이 지난 상태다.

2기 신도시 가운데 수도권에 자리한 곳은 성남판교를 비롯해 화성동탄1·2, 김포한강, 파주운정, 수원광교, 양주옥정, 위례, 평택고덕, 인천검단 등 10개다. 2기 신도시에는 충남아산과 대전도안도 포함돼 있다.

김규철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은 “이번에 인천계양을 시작으로 나머지 3기 신도시지역에 대한 지구계획 확정도 서두를 계획”이라며 “남양주왕숙과 하남교산은 7월, 고양창릉과 부천대장은 10월에 각각 지구계획을 승인 고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인천계양, 수도권 서부 ‘제2판교’ 된다
지구계획에 따라 인천계양 신도시에는 면적3.3㎢에 인구 3만90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주택 1만7000채가 지어진다. 또 여의도 공원(23만㎡)의 4배 규모의 공원녹지와 판교신도시 1.7배 규모의 일자리 공간이 조성된다. 이를 위해 전체면적의 25%는 주거용지, 27%는 공원녹지, 22%는 일자리 등 자족기능용지, 나머지 26%는 공공시설용지로 이용된다.

국토부는 자족기능용지에 정보통신기술(ICT)와 디지털 콘텐츠 관련 첨단산업을 유치하고, 인천 DNA 혁신밸리와 서울 상암 DMC, 마곡지구 등과 연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계양신도시를 ‘수도권 서부지역의 판교’로 육성해 서울에 집중된 일자리 기능을 분산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와 인천시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와 제물포-계양신도시를 잇는 ‘첨단 디지털산업 육성 정책’을 마련해 11월 중 공개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또 계양신도시를 ‘미래로 향하는 새로운 길의 도시’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보행특화도시, 창의혁신도시, 아이돌봄교육도시, 능동형 스마트도시 등 4가지 특화 전략을 마련했다.

보행특화도시는 어디서나 5분 이내로 걸어서 접근 가능한 선형공원(‘계양벼리’)을 조성하고, 이를 중심으로 주택 학교 주민공동시설 등을 배치해 도시생활서비스를 이용하는 도시이다. 창의혁신도시는 청년들이 주거 배움 일 놀이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공간을 갖추게 한다는 뜻이다.

돌봄교육도시는 아이들이 등하교나 방과 후 활동 등에 필요한 공간을 학교를 중심으로 계획하고 거점시설 들을 배치한 도시이다. 능동형 스마트도시는 친환경 미래교통수단 등이 도입되고 탄소중립을 지향하는 유지 관리시스템을 갖춘 도시를 의미한다.

● 인천계양, 주변 연결 교통망 대거 확충
인천계양 신도시의 교통 불편을 막기 위해 국토부는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지난해 확정했고, 현재 사업별 설계와 인허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우선 김포공항역~계양신도시~부천대장신도시~부천종합운동장을 연결하는 ‘S-BRT’가 신설된다. 이는 일종의 간선급행버스로 지하철 수준의 속도와 정시 도착 및 출발이 가능하다. 또 신도시 내에 ‘S-BRT’ 정거장 5개를 짓고, 이를 중심으로 7X3축의 자전거도로 등을 조성한다.

이와 함께 국도 35호선(벌말로)과 경명대로 확장공사 설계가 진행 중이며, 인천계양신도시에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서울방향으로 연결하는 접속도로와 나들목도 건설된다.

● 인천계양 등 신도시, 7월부터 사전청약 접수
국토부는 인천계양 신도시에 지어질 주택 가운데 1050채에 대해서 다음달 사전청약을 진행한다. 공공분양주택 709채, 신혼희망타운 341채다. 대상주택은 모두 인천지하철 1호선 박촌역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본청약은 2023년에, 입주는 2025년에 가능할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국토부는 나머지 3기 신도시 사전청약도 연내 모두 실시할 방침이다. 남양주왕숙2(1400채)는 10월, 하남교산(1000채)은 11월, 남양주왕숙1(2300채)과 부천대장(1900채), 고양창릉(1700)은 12월에 각각 진행된다.

국토부는 이를 포함해 올해 말까지 모두 3만200채 가량을 사전청약을 통해 공급할 계획이다. 우선 7월에는 인천계양(1050채)과 남양주진접2(1600채), 성남복정1(1000채), 의왕청계2(300채), 위례(400채) 등 4400채가 대상이다.

10월에는 남양주왕숙2(1400채)를 시작으로 성남신촌(300채)·낙생(900채)·복정(600채), 의정부우정(1000채), 군포대야미(1000채), 의왕월암(800채), 수원당수(500채), 부천원종(400채), 인천검단(1200채), 파주운정3(1200채) 등 모두 9100채다.

11월에는 하남교산(1000채)와 시흥하중(700채), 양주회천(800채), 과천주암(1500채) 등 4100채가 사전청약 물량으로 선보인다.

12월에는 남양주왕숙1(2300채)과 부천대장(1900채), 고양창릉(1700채)·장항(800채), 부천역곡(900채), 시흥거모(1300채), 안산장상(1000채)·신길2(1400채), 동작구수방사(200채), 구리갈매역세권(1100채) 등 1만2600채이다.

● 과천 판교 등에서도 연내 추가 본청약 진행
본청약도 진행된다. 7~8월에는 과천지식정보타운(500채) 안성아양(600채) 강서아파트(300채) 파주운정(700채) 시흥장현(500채) 인천검단(1700채)·영종(900채) 등 5200채가 대상이다.

9~10월에는 고양지축(600채)과 인천영종(600채)·검단(800채) 등 3곳에서 주택 2000채에 대한 청약접수가 진행된다.

11~12월에는 대방아파트(100채)와 공릉아파트(100채), 평택고덕(300채), 성남판교대장(700채), 부천괴안(200채) 등 5곳에서 1400채가 분양된다.

● 멈추지 않는 공급 계획 차질 우려
정부의 이같은 노력에도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는 좀처럼 가시질 않고 있다. 정부가 매주 수요일마다 ‘위클리 주택공급 브리핑’을 하며 주택공급에 박차를 가하려고 애쓰지만 차질이 빚어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정부가 ‘2·4대책’을 통해 상반기에 모든 후보지를 공개하기로 했던 신규 택지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추가 물량 가운데 수도권에서 공급될 물량만 11만 채에 달한다. LH 땅 투기 사태 이후 쏟아져 나온 공직자 부동산 투기 의혹가 발목을 잡은 셈이다.

특히 일부 후보지역에서는 한 필지를 여러 명이 공동 소유하는 이른바 ‘지분쪼개기’ 거래가 전체거래의 80% 이상으로 높아졌고, 지가가 인근 지역 대비 1.5배 이상 높아지는 등 투기심리와 수요가 급증한 곳도 나왔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해당지역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정부 차원의 실거래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수도권 대규모 택지 후보지 11곳에 아파트 4만 채를 공급하기로 한 것도 사실상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9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가시적 성과를 낸 곳은 1190채 규모인 서울 영등포 쪽방촌 한 곳에 그쳤기 때문이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