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은 국내 제조업 생산액의 13.6%, 고용의 11.4%를 차지하는 기간산업이다. 반도체 공급난이 올해 내내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자동차 산업 타격이 한국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완성차 업체에 비해 규모가 작은 부품 업체들의 고통은 더 크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최근 국내 자동차 부품사 53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업체의 49.1%가 운영자금 문제가 심해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국내 자동차 부품사 53곳에 부품 생산에 있어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영향을 미치는지를 묻자 48.1%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수만 개의 부품을 조립해 생산하는 특성상 부품 하나라도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생산 전체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반등을 노리는 한국 경제 전체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및 부품 수출액(560억 달러)은 한국 전 수출의 10.9%를 차지하며 반도체(991억 달러) 뒤를 이어 수출 2위였다. 제조업 생산액과 고용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간산업이라 생산 차질이 장기화되면 경제성장률 반등에도 차질이 온다. 이미 미국은 한파 및 반도체 부족에 따른 자동차 수출 감소로 2월 무역적자(870억7100만 달러)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경제 약영향이 현실화됐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 산업 당국은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주대만 한국대표부와 KOTRA 등이 차량용 반도체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대만반도체협회를 접촉했지만 “수급 물량 등의 결정은 TSMC 등 회원사가 갖고 있어 도움을 주기 어렵다”는 답을 들었다. 백악관은 이달 12일 국가 안보와 경제 담당 보좌관들이 참석하는 반도체 수급 대응 긴급회의를 열며 반도체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대책회의를 한다고 해 알아봤더니 현황 파악 자료 외에는 사실상 대책이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선진국들이 앞 다투어 반도체 확보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뛰지 않으면 물량 확보는 어렵다”며 “최대 생산국인 대만을 설득하고 우방국 협력에 나서는 등 다각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세종=구특교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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