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장사 보고 버텼는데 고통”…코로나 재확산에 소상공인 매출 ‘뚝’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일 22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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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A 씨(30)는 이달 1일부터 매장에 혼자 출근하고 있다. 기존에 직원 4명을 뒀지만 당분간은 나오지 말라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달 24일 시행된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에 따른 것이다. 오후 9시 이후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되면서 손님이 뚝 끊겼다.

야간에 손님이 몰리는 술집 특성 때문에 사실상 장사가 금지된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다. 포장과 배달 주문이 가끔 들어오지만 하루 매출은 영업 제한 이전의 20% 밑으로 떨어졌다. 연말 모임 예약이 모두 취소돼 이달 예약은 단 한 건도 없다. 그는 “연중 대목인 12월엔 괜찮아질 줄 알고 버텨왔는데 개업 이후 지금이 가장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소상공인들의 매출 피해가 커지고 있다. 올해 8월 코로나19 재확산 당시 매출 피해가 회복되기도 전에 영업 금지 및 제한 조치가 내려지면서다. 송년회 등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소상공인들은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며 절망감을 호소하고 있다.

국내 66만 개 소상공인 매출 데이터를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가 2일 발표한 11월 넷째주(11월 23~29일) 전국 소상공인 매출 지수는 0.78로 전주(0.86)보다 0.08 줄었다. 매출 지수는 올해 매출을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로 나눈 값으로, 지난해 주간 매출이 100만 원이었다면 올해 78만 원밖에 벌지 못했다는 뜻이다.

매출 지수가 0.7대로 떨어진 건 추석 연휴(9월 28일~10월 4일)를 제외하면 올해 9월 첫째 주(8월 31일~9월 6일·0.75) 이후 12주 만이다. 9, 10월 들어 서서히 오르던 매출 지수는 11월 둘째 주(9~15일·0.92) 전년 수준으로 거의 회복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매출 지수가 곤두박질쳤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았던 서울의 11월 넷째 주 매출 지수는 0.7로 17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업종별로는 음식점 피해가 가장 컸다.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에 따라 지난달 24일부터 카페 내 취식이 금지됐고, 식당도 오후 9시 이후에는 포장과 배달 영업만 가능해지면서다. 영업 제한 조치 이후 음식점 매출 지수는 0.66으로 전주(0.81)보다 0.15나 감소했다. 한국신용데이터 관계자는 “음식점 중에서도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의 피해가 컸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 후 아예 휴업해서 매출이 0원인 곳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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