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치매 발병 원인 새롭게 제시…치료제 개발에 도움 기대

윤신영동아사이언스기자 입력 2020-11-17 01:07수정 2020-11-17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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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치료와 예방이 어려웠던 치매의 발병 원인을 국내 연구팀이 새롭게 제시했다. 새로운 치매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창준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및사회성연구단장과 전희정 선임연구원, 류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단장팀은 치매 초기에 뇌 속에 비정상적인 뇌세포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신경세포 사멸 현상과 치매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히고 그 과정을 규명해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16일자에 발표했다.

치매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다. 뇌 속 신경세포가 죽으면서 인지능력의 쇠퇴가 일어난다. 가장 흔한 치매는 환자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 치매인데, 원인이 오리무중이었다. 뇌 속에 노폐물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나 ‘타우’ 등이 끼는 게 원인이라는 가설이 유력했지만, 이들 단백질을 제거해도 중증 치매가 지속돼 진정한 원인은 아니라는 주장도 점점 힘을 받고 있었다.

연구팀은 다른 원인에 눈을 돌렸다. 뇌에는 신경세포 외에 ‘별세포’라는 또 다른 뇌세포가 존재한다. 평소에는 뇌의 상태를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독성물질을 만나면 크기가 커지고 가지가 많아지며 수도 증가하고 기능이 변화한다. 이를 ‘반응성 별세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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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실험 결과 반응성 별세포는 금세 원래 형태를 회복하는 ‘경증’과 변형이 심해 시간이 지나도 원래 상태로 돌아가지 않는 ‘중증’으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중증 반응성 별세포가 존재할 경우 뇌 속 신경세포가 죽고 치매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중증 반응성 별세포가 만들어지는 원인도 밝혔다. 별세포가 뇌 속 독성 물질을 분해할 때 세포에 있는 ‘모노아민산화효소B(MAO-B, 마오비)라는 단백질을 활성화시키는데, 이 단백질이 독성물질인 과산화수소를 지나치게 많이 생산하면 중증 반응성 별세포를 만들고 세포 안에서 염증과 화학적 변화를 일으켜 결국 신경세포를 죽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희정 IBS 선임연구원은 “독성물질 외에 스트레스, 뇌손상, 바이러스 감염 등에 의해서도 중증 반응성 별세포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이를 막으면 치매의 진행을 차단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반응성 별세포를 진단해 치매를 조기 탐지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반응성 별세포를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또 파킨슨병, 뇌종양 등 반응성 별세포가 나타나는 다른 뇌질환에도 연구 결과를 적용할 예정이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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