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2000만명’ 쿠팡, 중고거래 시장 진출 채비

황태호 기자 입력 2020-10-28 03:00수정 2020-10-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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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영역 확장 나선 ‘이커머스 공룡’ 쿠팡이 중고거래 시장에 뛰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2300만 명에 육박하는 사용자 규모와 거대한 자체 물류 인프라를 보유한 이커머스 공룡 쿠팡이 뛰어들면서 당근마켓을 비롯한 스타트업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 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중고거래 서비스 출시를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쿠팡은 지금도 반품 제품 등을 ‘최상’ ‘상’ ‘중’ 등의 등급으로 매겨 중고로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쿠팡의 오픈마켓인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한 사업자만 판매자 자격을 가진다. 쿠팡의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그동안 B2C(사업자-소비자) 중고거래로 쌓아온 다양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중고나라’ 같은 C2C(소비자-소비자)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라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1∼6월)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개인 간 거래라는 특성상 정확한 추산이 어렵지만 10년 전 약 5조 원 안팎에서 올해 20조 원 규모(중고차 시장 제외)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새 상품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고, 버릴 바에야 팔아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경제적 효용 때문이다. 멀쩡한 제품을 버리지 않고 서로 바꿔가며 오래 쓰겠다는 사회적 의식이 자리 잡은 것도 한몫했다.

특히 정보기술(IT)의 발달이 중고거래 시장 확산의 기반이 됐다. ‘플리마켓’과 같은 오프라인 장터 위주였던 중고거래는 2003년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가 등장하면서 급격히 온라인으로 옮겨왔다. 2015년 지역 기반 중고거래 서비스 ‘당근마켓’이 나오고, 2014년 법인화된 중고나라가 2016년 모바일 앱을 내놓으면서 시장은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됐다. 현재 사용자 수 기준으로 보면 당근마켓이 1위, 그 뒤를 ‘번개장터’와 중고나라, ‘헬로마켓’ ‘옥션중고장터’ 등이 잇는다. 이들은 물류회사와 연계한 전용 택배 서비스와 안전거래, 상품 추천 등을 내세우며 경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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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이들과는 덩치 자체가 다르다. 쿠팡 앱을 설치한 휴대전화 수는 2242만 대로 국민 2명 중 1명이 이용하고 있다. 순이용자(MAU)도 2000만 명에 육박한다. 지난해 매출이 7조 원을 넘어섰고 180여 개의 물류센터와 1만 명이 넘는 배송직원을 자체 보유한 이커머스 강자다. 2000명이 넘는 개발자를 보유한 거대 IT 기업이기도 하다.

유통업계에선 쿠팡이 중고거래 시장에 진출하면서 이 같은 강점을 십분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이 자연스레 중고거래 서비스로도 유입될 수 있도록 빅데이터를 활용한 상품 추천과 함께 자체 물류망을 활용해 편리한 비대면 서비스도 구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용자가 1000만 명이 넘는 간편결제 서비스 ‘쿠페이’도 중고거래 서비스에서 ‘안전거래’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무기로 꼽힌다. 번개장터와 헬로마켓도 각각 ‘번개페이’ ‘헬로페이’라는 이름으로 안전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쿠페이는 쿠팡 일반 구매와 중고거래 모두에 사용될 수 있어 안전거래와 함께 강력한 소비자 ‘락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쿠팡 측은 “중고거래 진출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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