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동아일보 입력 2020-09-28 03:00수정 2020-09-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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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웬만한 것은 터치 버튼 조작으로 이뤄지는 세상이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음식을 시키고 카페에 들어가기 전에 커피를 주문하고 굳이 은행을 찾지 않아도 스마트폰 하나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열차 예매를 창구에 줄서서 하는 대신 홈페이지와 앱을 통해 하는 모습도 우리에게 더 이상 낯선 모습이 아니다. 현재 우리의 모든 일상이 ‘디지털’과 함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K방역의 핵심도 ‘디지털’이다. 데이터를 활용한 감염경로 추적으로 추가 감염을 예방하고 있으며 초중고교, 대학교까지 온라인으로 원격교육을 경험하고 있다. 대면회의보다 화상회의가 더 자연스러워졌고 많은 기업들이 원격근무를 위한 솔루션을 구비했다.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겪으며 ‘디지털’과 더 가까워졌고 앞으로도 디지털 기술은 우리 삶 속 더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누군가에게는 생활의 편리와 안락함이란 혜택을 가져다주지만 다른 이에게는 오히려 기존의 일상마저 빼앗는 절벽처럼 느껴질 수 있다. 비대면을 넘어선 디지털 전환이 고령층, 장애인, 저소득층 등 인터넷, 컴퓨터, 스마트폰 이용이 어려운 정보취약계층에게는 ‘디지털 불평등 사회’로 다가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우리는 3월 ‘마스크 대란’이 발생했을 때 디지털 소외의 심각성을 경험했다. 당시 인터넷과 스마트폰 이용에 능숙했던 젊은이들과 달리 60대 이상의 어르신들은 온라인으로 마스크 재고를 확인하는 방법을 몰라 약국 앞에서 2시간 이상 줄을서고도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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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문재인 대통령은 7월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위기는 곧 불평등 심화라는 공식을 깨겠다”고 하면서 코로나 위기를 오히려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불평등을 줄이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정부는 디지털 기술이 일상화되는 세상에서 국민 모두가 그 혜택을 같이 누릴 수 있도록 ‘디지털 포용 계획’을 마련하여 추진 중이다.

정부가 디지털 포용 정책 중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것은 디지털 역량이 부족한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 사업’이다. 이는 디지털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태블릿 등의 디지털 기기 활용법뿐만 아니라 인터넷 뱅킹이나 기차표 예매와 같이 생활에 밀접한 디지털 활용에서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법 등 정보 공유와 참여에 필요한 역량까지 광범위하게 포함하는 교육 사업이다. 단순한 디지털 기술 활용 능력을 넘어 디지털 소양과 사회적·정치적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까지도 포괄한다.

정부는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을 위해 집 근처 도서관, 행정복지센터 등에 있는 유휴 공간을 활용해 연간 1000곳의 디지털배움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디지털배움터마다 강사와 도우미를 배치해 디지털 역량이 부족한 국민 누구나 쉽게 찾아와 필요한 디지털 교육과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동이 어려운 중증장애인 등을 위해서는 찾아가는 일대일 방문 교육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디지털 세상에서 소외되는 국민 없이 누구나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디지털 평등 사회’를 구현하고자 한다.

이제 곧 한글날이다. 한글은 국민을 향한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이 담겨 있는 소통의 문자이자 평등의 문자다. 한글의 개방성과 평등성을 통해 우리 민족은 말과 글을 잇고 언어의 공평함을 얻었다. 우리가 열어가고 있는 디지털 세상의 모습도 한글을 닮아야 한다. 디지털 뉴딜로 본격화되는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 사업이 디지털의 혜택을 온 국민이 누릴 수 있게 해주는 마중물이 돼 한글처럼 다함께 누리는 디지털 포용세상을 만들어 나가게 되기를 기대한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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