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올해 ‘임금동결’ 잠정 합의… 코로나19 위기 속 동반생존 방점

  • 동아경제
  • 입력 2020년 9월 21일 22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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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워진 국내 사회·경제 상황 공감
IMF·금융위기 이어 역대 3번째 동결
2년 연속 무분규 합의
기본급 동결·성과급 150%·격려금 120만 원 등

현대자동차 노사가 기본급을 동결하기로 하는 올해 임금협상에 잠정 합의했다. 노사가 임금을 동결하기로 합의한 것은 지난 1998년 IMF 외환위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역대 세 번째다. 또한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무분규 합의를 앞두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21일 울산공장 본관 등 3개 거점에서 화상회의로 열린 12차 임금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12차 임금교섭에는 하언태 사장과 이상수 노조 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가 참석했다.

잠정합의안 주요 내용은 임금동결과 성과급 15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기극복 격려금 120만 원, 우리사주 10주, 전통시장 상품권 20만 원 등을 포함한다.

노사는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상황을 공감하고 글로벌 경제 침체로 당면한 자동차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경영실적 및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감안한 임금안에 합의했다. 특히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중심 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등 노사가 함께 위기 상황을 극복하자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현대차 측은 전했다.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 올해 임금협상 교섭기간은 상견례 이후 합의까지 40일에 불과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가 집중교섭을 벌인 결과 교섭기간을 최소화하면서 2년 연속 무분규로 잠정합의를 이끌어낸 것이다.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는 지난 2009~2011년 이후 역대 2번째다.

또한 노사는 이번 합의에서 ‘노사 공동발전 및 노사관계 변화를 위한 사회적 선언’을 채택했다. 선언문은 ▲국내공장 미래 경쟁력 확보와 재직자 고용안정 ▲전동차 확대 등 미래 자동차산업 변화 대응 ▲미래 산업 변화에 대비한 직무전환 프로그램 운영 ▲고객·국민과 함께하는 노사관계 실현 ▲자동차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부품협력사 상생 지원 ▲품질향상을 통한 노사 고객만족 실현 등을 통해 자동차산업 생존과 상생의 노사관계를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번 선언에 따라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품협력사 지원 강화를 위해 ‘상생협력 프로그램’은 그룹 차원에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여기에 노사 별도합의를 통해 울산시와 울산 북구청이 추진 중인 500억 원 규모 지역 부품협력사 고용유지 특별지원금 조성 사업에 참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또한 품질이 고객 확보와 고용안정으로 이어진다는 대전제에 노사가 공감했다. 이를 바탕으로 생산 공장별 품질협의체 구성과 신차단계 노사합동 품질향상 활동 강화, 오는 2025년까지 2000억 원 규모 품질향상 투자, 공정품질 피드백 시스템 운영 등 품질향상을 통한 고객만족 실현을 위한 품질 확보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감염병 예방 조치도 마련했다. 지난 2월 노사 특별합의를 마련한 데 이어 이번 교섭을 통해 감염병 예방 조치를 보다 강화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와 자동차산업 대 전환기 속에서 미래차 시대 경쟁력 확보와 생존을 위한 합의안 마련에 주력했다”며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지만 노사가 합심해 위기를 극복하고 전동화와 자율주행 등 미래차 시대 선두주자로 도약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잠정합의안은 오는 25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치르게 된다. 가결되면 올해 임금협상이 타결된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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