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지 없는 비행기로 모십니다”…항공사들 ‘이색 상품’ 눈 돌린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6일 16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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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지 없는 비행기로 승객 여러분을 모십니다.”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이 26일 국내 최초로 출시한 이색 비행 체험 프로그램이다. 말 그대로 도착지가 없는 항공편을 체험해보는 것인데, 김해국제공항을 출발해 남해안 상공을 거쳐 제주 인근까지 비행한 뒤, 다시 김해국제공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비행시간은 1시간 30분으로, 중간에 내리는 곳은 없다.

에어부산이 이런 독특한 비행편을 준비한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매출 감소를 조금이라도 벌충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로 여행은 못가지만 비행기를 타고 싶어 하는 승객 수요가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실제로 승객들은 기내식은 물론 에어부산 캐빈 승무원들과 기내 이착륙 준비 및 기내 방송, 각종 승객 서비스 등을 경험하게 된다. 다음달 10일 첫 비행을 시작하는데, 우선 항공서비스 계열 학과가 있는 대학교와 현장실습 목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가격은 20만 원대로 알려졌다.

에어부산은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지면 일반 승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실시할 예정이다.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는 “체험 프로그램에 동아시아 최초로 도입된 최신 A321LR 항공기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부 글로벌 항공사들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이색 체험 상품을 내놓고 있다. 대만 스타럭스 항공사는 항공사 ‘출국체험’ 상품을 내놨다. 해안가의 주요 유명섬 등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도록 최대한 저공 비행을 하는 3시간짜리 비행 상품이다. 기내식도 대만의 유명 레스토랑이 제공하며 면세품도 평소 판매가에서 25%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비행기만 탑승하면 약 19만 원, 5성급 호텔과 묶은 패키지 상품은 약 80만 원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상품이 출시되자마자 전 좌석이 매진됐다.

대만 중화항공은 ‘승무원 출국 체험’ 상품을 내놨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상품으로 승무원 복장 착용 및 항공 서비스, 안전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약 2시간 동안 항공기를 탑승하며 가격은 좌석에 따라 약 24만~65만 원이다. 특히 이 상품엔 아동에 한해 조정석 투어가 포함돼 있다. 일본의 전일본 공수(ANA)도 A380항공기를 활용한 관광 비행 상품을 내놓았고, 브루나이의 로얄 브루나이 항공도 최근 A320neo를 활용해 해안가를 둘러보는 상품을 출시했다.

기내식을 도시락으로 만들어 파는 곳도 있다. 세계적인 기내식 업체 게이트고메 호주는 기내식을 10개, 20개 씩 묶어 냉동 도시락 형태로 팔고 있으며, 캐나다와 태국 항공사도 냉동 기내식을 배송 판매하고 있다.

변종국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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