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사장이 車 특장 업체 방문한 이유… 글로벌 ‘PBV’ 사업 선점 박차

  • 동아경제
  • 입력 2020년 6월 16일 12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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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성 사장, 광주공장 및 특장 업체 방문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생태계 점검
기아차 군용차 사업으로 특수차 사업 역량 확보
관련 업체와 제휴·협업 통해 사업 확대 추진
PBV 사업 관련 ‘신사업추진실’ 출범
2030년 글로벌 PBV 점유율 25% 전망
“제품과 솔루션 제공하는 종합 모빌리티 서비스 구현”

기아자동차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2030년 세계 자동차 시장 수요 25%를 차지할 만큼 급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PB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차원이다. PBV는 주거용이나 의료용 등 사용 목적에 맞춰 맞춤 개발된 차세대 모빌리티를 말한다.

기아차는 16일 송호성 사장이 광주공장과 광주지역 특장 전문 업체를 방문해 국내 PBV 관련 생태계 구축 현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기아차 광주 하남공장은 군용차를 비롯해 특수 차량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 고객사 요구에 맞춰 다양한 목적의 차량을 개발해 납품하는 설비다. 48년간 축적된 특수 차량 사업 경험을 통해 PBV 사업에 필요한 핵심 역량과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송호성 사장은 광주 하남공장 특수 차량 생산라인을 면밀히 둘러봤다. 송 사장은 “기아차가 가지고 있는 특수 차량 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모빌리티 및 물류 등 기업 고객들의 요구에 맞는 맞춤형 차량과 최적 모빌리티 솔루션을 적시에 제공하고 글로벌 PBV 사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관련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된 송 사장은 첫 현장 방문지로 광주공장을 택했다. 이는 기아차 차세대 전략 ‘플랜S(Plan S)’ 핵심인 PBV 사업을 주도적으로 실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광주 지역 PBV 연관 네트워크 점검을 통해 해당 전략의 구체적인 실행을 위한 기반을 다지기 위한 목적을 확인할 수 있다.

기아차는 지난 1월 ‘전기차 및 모빌리티 솔루션’ 2대 미래 사업으로 과감한 전환을 강조한 중장기 미래 전략 플랜S를 발표했다. 특히 차량 공유와 상거래 등 확대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PBV 시장에서 선도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를 위해 기아차는 PBV 신사업 추진을 위한 ‘신사업추진실’을 신설했다. 영국 상업용 전기차 전문 업체 ‘어라이벌(Arrival)’에 전략 투자도 단행했다. 도시에 특화된 소형 상용 전기차 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어라이벌 강점인 모듈화된 구조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은 전기차 핵심부품인 배터리와 구동모터를 표준화한 모듈이다. 스케이트보드처럼 생긴 구조다. 용도에 따라 다양한 차체를 올릴 수 있어 ‘레고’ 블록처럼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효율적으로 차량 제작이 가능하다.

국내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aTaaS, autonomous transportation-as-a-service) 기업 ‘코드42’와도 협업해 PBV 사업 전용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미국 스타트업과 제휴를 통해 스마트 물류 전용 PBV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기아차 측은 전했다. 현재 목적형 맞춤 차량 및 부품 제작에 역량이 있는 관련 업체 발굴을 지속하고 있으며 다양한 기업들과 제휴 및 협업을 통해 PBV 생태계 구축도 꾀하고 있다.

이번에 송 사장은 특장 전문 업체 ‘코비코’를 방문해 PBV 사업 협업 가능성을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코비코는 군용 카고와 중량물 운반차, 구급차 등의 운전실과 적재함 등을 제작하는 업체다.

기아차에 따르면 B2B 중심 PBV 시장은 전자 상거래 활성화와 차량 공유 확대, 자율주행 기반 신규 비즈니스 모델 등장 등에 따라 올해 5% 수준에서 고성장해 오는 2030년 세계 자동차 시장 수요의 2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글로벌 주요 도시별 환경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전기차 기반 PBV가 주류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모빌리티 기업인 우버와 리프트가 전기차 전환을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버는 지난 1월 영국에서 오는 2025년까지 전체 운행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미래 모빌리티 비전 이미지.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미래 모빌리티 비전 이미지.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미래 모빌리티 비전 솔루션 이미지.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미래 모빌리티 비전 솔루션 이미지.
여기에 대형 물류기업 아마존과 UPS도 전기차를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아마존은 작년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Rivian)’과 협력해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 특화 밴형 전기차 10만대 구매 계획을 발표했다. UPS는 올해 초 전기차 전문 업체 어라이벌에 택배용 전기차 1만대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추세 속에 기아차는 PBV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전기차 기반 맞춤 차량 제공 뿐 아니라 전기차 운행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솔루션도 함께 제공하는 B2B 지향 종합 서비스 비즈니스로 PBV 사업을 추진 중이다. 카헤일링 등으로 대표되는 모빌리티 사업자와 전자 상거래 확대로 인해 급성장 중인 배달 및 택배 사업자가 주요 고객이 될 전망이다.

이를 위채 구체적으로 기아차는 니로EV와 쏘울EV 등 기존 전기차의 PBV 버전 별도 트림 운영을 시작으로 차량 공유 서비스 전용차를 비롯해 상하차가 용이한 저상 물류차, 냉장 및 냉각 시스템이 적용된 신선식품 배송차 등 도심 물류 서비스 맞춤 PBV 개발에 나서고 있다. 관련 부품 및 섀시 플랫폼 기반 차체 모듈 조립 기술 확보 등을 위해 오픈이노베이션 방식으로 PBV 제조 생태계 구축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 뿐 아니라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기차 연계 충전 및 배터리 솔루션, 차량 운영비용 절감을 위한 관리·금융·보험 솔루션 개발 등과 관련해 스타트업 제휴도 추진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PBV 생태계 전반에 걸쳐 다양한 기업들과 오픈이노베이션 기반 파트너십을 구축해 PBV는 물론 최적 솔루션을 적기에 제공하고 PBV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PBV 콘셉트 S링크
현대차그룹 PBV 콘셉트 S링크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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