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2047달러… 1년새 4.1% 줄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 감소
명목GDP 1.1% 성장, 21년來 최저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물가를 반영한 체감성장률인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외환위기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았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4분기(10∼12월)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달러화 기준)는 3만2047달러로, 전년(3만3434달러)보다 4.1%(1387달러) 줄었다. 2015년(―1.9%)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뒷걸음질 친 것이자, 감소 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10.4%) 이후 가장 컸다.
한 나라의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인구로 나눈 값인 1인당 GNI는 국민의 평균적인 생활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통한다. 한국은 2006년 1인당 GNI 2만 달러를 돌파했고, 2017년(3만1734달러)에는 3만 달러 시대를 열었다.
“1인당 GNI가 4년 만에 감소한 데는 원화 약세의 영향이 적지 않다”고 한은 박양수 경제통계국장은 평가했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5.9% 상승하면서 달러로 환산할 때 수치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원화 기준 1인당 국민소득 역시 3735만6000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하는 데 그친 만큼 성장세 둔화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체감 경기를 반영하는 명목 GDP는 전년 대비 1.1% 성장하는 데 그치며 외환위기를 겪던 1998년(―0.9%)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실질 GDP 성장률(2.0%) 역시 2%대를 간신히 지켜냈지만 2009년(0.8%)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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