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7억?”…비싸진 분양가에 먼저 철퇴 맞은 신혼부부들

  • 뉴스1
  • 입력 2019년 2월 26일 14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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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 해링턴, 신혼부부 특별공급 경쟁률 5 대 1 그쳐
“청약 열기 식고 신혼부부 6억~7억 마련 쉽지 않아”

지난해 서울에서 분양한 신규 아파트 모델하우스의 모습.(뉴스1 자료사진)© News1
지난해 서울에서 분양한 신규 아파트 모델하우스의 모습.(뉴스1 자료사진)© News1
# 결혼 4년째인 허모씨(36)의 최대 고민은 내 집 마련이다. 둘째가 곧 태어날 예정이어서 전세살이를 청산하고 집을 사기 위해 신혼부부 특별공급 청약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최근 분양가가 껑충 뛰면서 박씨는 신혼부부 특공도 힘들겠다고 걱정한다. 그는 “(분양가가 올라) 최소 7억원 이상인데 (대출도 어려워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세를 연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새 아파트 청약에서 신혼부부 특별공급 인기가 식고 있다. 분양가격이 오르면서 재원 마련에 부담을 느낀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신혼부부는 장년층보다 상대적으로 자산 규모가 적어 분양가 상승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26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전날 특별공급 청약을 한 서울 서대문구 ‘홍제역 해링턴플레이스’는 신혼부부 특별공급 75가구 모집에 388명이 지원했다. 평균 경쟁률은 약 5.1 대 1이다.

전용면적이 클수록 경쟁률은 낮았다. 전용 59㎡는 8가구 모집에 161명이 몰려 20.1 대 1의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84㎡는 62가구 모집에 145명이 지원해 2.3 대 1에 그쳤다. 84㎡C 유형은 13가구 모집에 15명이 지원해 간신히 미달을 피했다.

같은 날 특별공급 청약한 경기 안양 ‘평촌 래미안푸르지오’에서는 미달도 나왔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109가구 모집에 223명이 지원해 약 2 대 1의 경쟁률에 그쳤다. 84㎡A는 10가구 모집에 5명만 청약해 미달했다.

지난해까지 서울 등 수도권 주요지역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수십에서 수백 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서울 은평구 ‘DMC SK뷰’는 총 45가구 모집에 3069명이 청약하며 68.2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59㎡는 전체 10가구 모집에 2075명이 몰리며 207.5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청약자가 줄어든 것은 비싸진 분양가 때문으로 보인다. 홍제역 해링턴플레이스와 평촌 래미안푸르지오 모두 시장 기대치보다 높은 분양가로 공급되면서 논란이 커진 곳이다.

홍제역 해링턴플레이스 분양가는 3.3㎡당 평균 2469만원이다. 전용면적별로 59㎡는 6억~7억원, 84㎡는 약 7억8000만~8억9000만원이다. 주변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까지 시세보다 많게는 20% 싸게 공급해 ‘로또 청약’ 열풍이 불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평촌 래미안푸르지오도 분양가를 3.3㎡당 평균 2050만원으로 책정하면서 안양에서 처음으로 평균 분양가 2000만원을 넘긴 단지도 등장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분양 열기가 식은 상황에서 분양가마저 올라 특별공급 인기도 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부모 도움 없이) 자력으로 6억~7억원을 마련할 수 있는 신혼부부가 얼마나 되겠느냐”며 “분양단지마다 다르겠지만 지난해 같은 경쟁률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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