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계’ 손들어준 카이스트…신성철 총장 거취 내년초 재논의

  • 뉴스1
  • 입력 2018년 12월 14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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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이사회로 안건 넘겨…위상추락 업무공백 우려한듯

신성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KAIST 제261차 정기이사회’에 자리하고 있다. 2018.12.14/뉴스1 © News1
신성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KAIST 제261차 정기이사회’에 자리하고 있다. 2018.12.14/뉴스1 © News1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사회가 14일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 ‘직무정지’ 결정을 차기 이사회에서 논의하기로 결정하면서 카이스트 위상추락과 총장 공백에 따른 업무차질은 피하게 됐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신 총장이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LBNL)와 부당한 계약을 체결했고, 제자를 특혜 채용했다는 비위 의혹을 제시하며 학교 측에 직무정지를 요청하는 한편 검찰 고발을 진행했다. 이날 직무정지안이 논의된 것도 과기정통부 요구에 따른 것이다.

카이스트 이사회 간사인 김보원 카이스트 기획처장은 “이사회에서 최고 지상의 전당인 카이스트 총장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것은 매우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이사회는 좀더 심도있는 논의를 위해 직무정지 안건을 차기 이사회에서 심의하기로 결정했다”고 ‘유보’한 배경을 설명했다. 카이스트 이사회가 총장 직무정지 안건을 논의한 것은 개교 47년 이래 처음이다.

카이스트 차기 이사회는 내년 초에 열린다. 정기 이사회는 오는 2019년 3월로 예정돼 있지만 그 중간에 필요한 긴급 이사회를 개최할 수 있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신성철 총장을 제외한 9명의 이사 가운데 6명은 ‘유보’를 결정했다. 가장 큰 이유는 카이스트의 국제적 위상에 흠집을 우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전세계적인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지난 13일 한국 과학기술계가 정권교체 시기마다 수장이 교체되는 등 수난을 겪고 있다는 내용을 집중보도한 영향도 적지않았다.

무엇보다 대학에서 졸업과 입학 등을 진행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총장의 직무를 정지시켜 손발을 묶어두는 것은 업무공백이 너무 크다는 판단도 뒤따른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가 제기하는 비위 의혹에 대한 명확한 검찰수사를 지켜보자는 의도도 숨어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보원 기획처장은 “과기정통부가 관련 법령과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적절한 법적조치를 이행했을 것으로 보고 과기정통부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카이스트 명예와 그 구성원의 자긍심을 지켜야 할 시점”이라면서 “한국과학기술의 긍지인 카이스트가 타 기관(DGIST)의 감사결과에 의해 국게적 위상 혼란이 야기되는 현실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신성철 총장은 유보 결정이 나자 “이사진 결정에 감사드린다”면서 “겸허한 마음으로 대학을 경영하도록 하겠다”는 소감을 피력했다.

앞서 과학기술계에서는 과기정통부가 신 총장의 직무정지를 요구한 것에 대해 ‘정치적 색출작업’, ‘찍어내기’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KAIST 교수들도 이에 대해 반대 성명서를 내며 신 총장 감싸기에 나선 바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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