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첫날 최고 스타된 ‘20대 여자 농부’

  • 동아일보

국내 최대 創農박람회 개막
애플수박-들깨 재배 송주희 대표, 최문순 지사 깜짝제안에 단상 올라
“귀농청년들 결혼-주거에도 관심을”

“농사지으면 힘들 텐데요.”(이낙연 국무총리)

“(손을 보여주며) 손이 이렇게 까매졌어요.”(송주희 너래안 대표)

31일 열린 국내 최대 창농 박람회인 ‘2018 A FARM SHOW―창농·귀농 박람회’에서는 20대 젊은 여자 농부가 화제를 모았다. 송주희 너래안 대표(29·사진)가 그 주인공. 강원 화천군에서 애플수박과 들깨를 키우는 그는 이날 행사에 참석한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깜짝 제안으로 청년 귀농인을 대표해 개막식 단상에 올랐다.

“개막식이 열리기 한 시간 전 최문순 지사님이 강원도 홍보 부스를 구경하러 오셨어요. 도내 청년 농업인 토론회 등에 자주 참석했었는데 저를 알아보시고는 개막식 단상에 같이 올라가자고 제안하셨습니다. 너무 놀랐죠.”

송 씨는 단상에 올라 “청년들이 많은 지원을 받아 좋은 바람을 일으키며 농사를 짓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결혼, 주거 등 현실적인 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개막식이 끝난 뒤 이 총리와 최 지사,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 등은 강원도 홍보 부스를 찾아 송 씨가 직접 만든 참기름을 구경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송 씨는 이 총리에게 까맣게 탄 손을 보여주며 “이렇게 정성껏 농사짓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송 씨는 2014년 부모님이 살고 있는 강원 화천군으로 귀농했다. 서울에서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그는 치열한 경쟁의 소용돌이에서 내려오고자 귀농을 택했다. 직업으로 농부를 택하겠다는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고향집에서 들깨 농사를 하는 부모님을 따라 아침저녁으로 밭에 나가는 사이 자연스레 농부가 됐다. 올해에는 국내 최북단에 속하는 화천에서 아열대성 식물인 애플수박 재배에 성공하며 매스컴에 오르기도 했다. 1000m² 규모의 비닐하우스에서 1500그루를 재배해 수확을 마쳤고 앞으로 점차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송 씨는 귀농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현실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할 거 없으니 농사나 짓자’는 마음으로 내려와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귀농은 결코 쉽지 않아요. 지나친 낙관보다는 충분한 준비를 갖추고 귀농하는 게 실패 확률을 낮추는 지름길입니다.”

송충현 balgun@donga.com·김자현 기자
#에이팜쇼#농업박람회#창농#귀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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