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뜨거운 ‘자원 전쟁’… 아르헨 리튬호수 3100억에 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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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3분의 1 면적 채굴권 인수…20년간 年2만5000t 리튬 채굴
전기차 55만대 배터리 생산 가능…“자원 가진 기업이 시장 주도권”
철광석-니켈 등 잇달아 확보 나서

포스코가 최근 확보한 아르헨티나 살라르 델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소금호수)의 모습. 호수에 녹아있는 탄산리튬을 추출해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소재를 만든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최근 확보한 아르헨티나 살라르 델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소금호수)의 모습. 호수에 녹아있는 탄산리튬을 추출해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소재를 만든다. 포스코 제공
리튬이온 배터리(2차 전지)를 ‘미래 먹거리’로 설정한 포스코가 아르헨티나의 리튬 호수를 확보했다. 포스코는 최근 리튬 외에도 철광석 등을 사들이며 원자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자원을 쥔 자가 시장을 주도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7일(현지 시간) 포스코는 호주 퍼스에서 자원개발기업 갤럭시리소스와 리튬 염호(소금호수) 광물 채굴권 매매계약을 맺었다. 1973년 설립된 갤럭시리소스는 호주, 캐나다, 아르헨티나에서 리튬 탐사 및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포스코가 확보한 자원지는 아르헨티니 북서부의 살라르 델 옴브레 무에르토 호수 북쪽 지역이다. 면적으로는 1만7500ha(헥타르)로 서울의 약 3분의 1 크기다.

포스코는 이 호수에서는 앞으로 20년간 매년 2만5000t가량의 리튬을 뽑아낼 수 있다. 리튬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데, 리튬 2만5000t으로 고성능 전기자동차 약 55만 대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주된 소비처는 전기차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리튬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리튬은 주로 광산에 광물 형태로 묻혀 있거나 염호에 염화리튬 상태로 녹아 있다. 특히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등 3개 국가에 전 세계 리튬 매장량의 80%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포스코는 이번 염호를 확보하는 데 2억8000만 달러(약 3100억 원)를 투자했다.

앞서 올 3월 포스코는 삼성SDI와 컨소시엄을 맺어 칠레에서 리튬 생산 프로젝트를 따냈다. 2월에는 호주 필바라미네랄스와 연간 3만 t 규모의 리튬정광 장기구매 계약을 맺었다. 계열사 포스코켐텍, 포스코ESM에서 리튬이온 배터리용 양극(+극)재, 음극(―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는 철광석 확보에도 공력을 쏟고 있다. 포스코는 1981년부터 캐나다, 호주,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누벨칼레도니, 브라질 등 세계 각지의 철광석, 크롬, 망간, 니켈, 석탄 산지를 확보했다. 포스코는 ‘철의 시대’가 재도래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과거 각종 합성소재와 고급 플라스틱의 개발에 밀려 철의 자리가 위협받았지만 미래에는 오히려 철의 쓰임새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이다.

최근 각국은 환경오염 우려 때문에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을 규제하는 추세다. 고급 소재가 사용되는 자동차의 차체도 무게를 줄이기 위한 ‘경량화’ 경쟁 때문에 한때 마그네슘 사용이 늘었지만 최근 다시 철로 복귀하고 있다. 안전성 때문이다. 마그네슘은 가볍지만 철만큼 단단하지 못하고 가공도 철보다 어렵다. 포스코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결국 철 소비는 다시 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확보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기술 개발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리튬을 3가지 방법으로 추출해내는 기업이다. △염호에 녹아있는 탄산리튬에서 추출 △광산에서 채굴 및 가공된 리튬 정광에서 추출 △버려진 폐2차전지에서 추출 등이다. 포스코는 원래 염호를 고려해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염호 확보가 쉽지 않아 다른 대체 기술 개발에 나섰던 것이 오히려 경쟁력을 갖춘 배경이 됐다. 이번에 확보한 아르헨티나 염호에서는 2021년부터 리튬을 본격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리튬이온 배터리#미래 먹거리#포스코#리튬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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