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6000원 딜레마’ 못끝낸 BBQ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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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값, 올초 8년만에 올렸다가 소비자 반발에 철회… 힘든 한해
이번엔 가맹점주 인상요구 빗발… 김태천 부회장 “최저임금마저 올라
본사 지원만으로 한계” 답답함 토로

BBQ는 올해 유독 많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시작은 3월 초 치킨 가격 10% 인상 계획을 밝히면서부터다. 8년 만의 첫 가격 인상이었지만 소비자의 반발은 예상보다 훨씬 거셌다. BBQ는 결국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20일 서울 송파구 BBQ본사에서 만난 김태천 제너시스BBQ 부회장(사진)은 “물가 상승을 생각하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때 못한 가격 인상을 지금이라도 해달라는 가맹점주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맹점주들은 재료비, 가공·유통비, 인건비, 임차료 등을 따지면 마리당 1만6000원으로 버틸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유통환경 변화’와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가맹본부와 가맹점 모두 경영환경이 악화됐다고 했다. 그는 “최근 배달 앱이나 배달대행 서비스를 활용하는 가맹점주가 늘면서 수수료 부담이 커졌다”면서 “소비자 편의는 향상됐지만 그만큼 가맹점주들의 수익이 줄어든 셈”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최저임금이 16.4%나 오르는 것도 BBQ 본사는 물론이고 가맹점주들에게 큰 고민거리다. 김 부회장은 “최저임금 상승은 곧 가맹점주들의 직접비용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며 “수익구조를 개선해줘야 하는데 본사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어느 정도는 상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갑질’ 논란, 광고비 떠넘기기 등 각종 네거티브 이슈에 휘말렸던 BBQ는 내년의 첫 번째 목표를 ‘가맹점주와의 소통’으로 정했다. 김 부회장은 “논란이 됐던 것들은 사실과 다른 오해가 많다”고 설명한 뒤 “내년을 상생과 동행의 해로 삼고 가맹점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BBQ는 과거부터 가맹점주들과의 대화통로 역할을 해온 운영위원회의 이름을 ‘동행위원회’로 바꿔 재출범시킨다.

올해 프랜차이즈 업계의 화두였던 ‘필수품목’(가맹점이 가맹본부로부터 반드시 사야 하는 품목)에 대해서도 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부회장은 “품질을 훼손하지 않는다면 인테리어나 일부 식재료에 대해 가맹점주에게 선택권을 줄 것”이라고 했다.

BBQ는 최근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한중 갈등으로 중국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면서 또 다른 시장을 주목한 것이다. 김 부회장은 18, 19일 윤홍근 회장과 함께 베트남 출장을 다녀왔다. 김 부회장은 “‘포스트 차이나’로 떠오른 베트남은 물론 종교적 이유로 닭고기 소비량이 많은 중동도 반드시 개척해야 할 시장”이라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bbq#치킨값#인상#최저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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