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가속페달 살짝 밟아도 슝∼ 바로 이맛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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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 기아차 스팅어
제로백 4.9초로 국내차중 최고…성능 비슷한 수입차보다 저렴

“우리가 이런 차를 만들다니….”

8일 열린 스팅어 시승 행사장에서 기아자동차 관계자들은 한껏 흥분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들은 시승 경험자들이 쏟아내는 찬사 그리고 직접 경험해본 스팅어의 성능에 고무된 듯했다.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부터 강원 원주시 뮤지엄 산에 이르는 84km 구간 동안 느껴본 스팅어는 단점을 찾기 힘들었다. 기아차 사람들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도 당연해보였다.

시승한 모델은 스팅어 3.3 터보 모델이었다. 최대 출력 370(ps), 최대 토크는 52kg·m에 이르는 강한 힘의 스포츠 세단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제로백이 4.9초로 양산되는 국산 차 중에서 가장 빠르다. 숫자로만 알았던 스팅어의 힘은 도로에서 증명됐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 매끄럽게 앞으로 나아가는 힘은 여느 국산 차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것이었다.

고성능 수입 자동차를 타는 사람들이 종종 하는 말 중 하나가 “가속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쭉 나가니까 나도 모르게 과속을 하게 되고 앞차를 피해 칼질(차선을 넘나들며 추월하는 것)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비싼 차 탄다고 일부러 뽐내려는 게 아니라 자동차의 가속 성능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보통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든 항변이다. 스팅어를 타보면 그들의 심정이 이해될 수도 있을 듯하다. 성능 면에서 비슷한 수입차에 비해 스팅어 가격이 싸다는 건 스팅어의 중요한 경쟁력이다.

스팅어는 뛰어난 가속력을 뽐내면서도 안정감이 돋보였다. 시속 100km 이상에서 곡선을 돌 때도 차체가 쏠리거나 흔들리는 느낌이 없었다.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 등 주행 보조 기술들도 이전 차들에 비해 한층 민감해져서 운전자를 안심시켰다. 운전석이 스포츠카처럼 낮게 설정된 덕분에 안정감은 배가됐고 레이싱을 하는 기분을 주기도 했다.

물론 레이싱 기분을 느끼기에는 차가 너무 조용했다. 내부 소음과 외부 소음 상당수를 차단해버린 듯하다. 스포츠 모드에서도 급가속을 할 때를 제외하면 귀를 때리는 거센 사운드는 기대하면 안 된다. 뒷좌석의 가운데 턱이 거의 무릎 높이까지 올라와 있어 3명이 타기는 버겁다. ‘이 날렵한 차에 5명이나 타려고?’라고 묻는 듯했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자율주행차가 생각만큼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도 많다. ‘운전하는 재미’를 인간이 쉽게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게 자율주행차 시대의 도래를 회의적으로 보는 근본적인 이유다. 친환경·자율주행차로 자동차 업계의 화두가 변해가는 시기에 뒤늦게 나온 국산 고성능 내연기관차 스팅어가 대박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car&tech#스팅어#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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