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를 공동 창업한 트래비스 캘러닉 최고경영자(CEO·41·사진)가 무기한 휴직하기로 했다. 창업 8년 만에 기업가치 76조 원에 달하는 기업으로 우버를 키운 창업자가 경영 일선에서 손을 떼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복수의 외신은 13일(현지 시간) 성희롱, 성과제일주의 등 우버의 왜곡된 기업문화에 쏟아진 비판에 대한 책임을 지고 캘러닉이 휴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캘러닉의 결정은 12일 이사회에서 의결한 조직문화 권고안에 따른 조치다. 우버 이사회는 성희롱 등 사내문화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에릭 홀더 전 미국 법무장관에게 내부 조사를 맡겼고, 홀더 전 장관은 실태 조사 결과와 권고안이 담긴 보고서를 냈다.
캘러닉은 이메일을 통해 ‘우버가 현재 상황까지 오게 된 궁극적인 책임은 나에게 있다. CEO직에서 휴직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리더십을 가진 팀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얼마나 CEO직을 떠나 있을지는 밝히지 않았다.
2009년 우버를 설립한 뒤 회사 운영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캘러닉은 올해 초부터 비도덕적인 기업 운영 방식으로 인해 구설에 올랐다. 그가 3월 탑승한 우버 차량에서 우버 기사가 임금을 낮추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하자 “그건 기사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욕설을 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온라인에 확산되면서 비판의 중심에 섰다. 최근에는 그가 2013년 사내 성행위를 원하는 직원들에게 조언을 한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그의 비도덕적인 사고방식이 사내문화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우버에서는 사내에서 여직원에 대한 남성 상사의 성희롱이 만연해 있으며, 그 사실이 발각돼도 성과만 좋으면 처벌하지 않는 성과우선주의가 뿌리내려 있다는 직원들의 폭로가 잇따라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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