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 ‘차분한’ 새해맞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대부분 외부일정 없이 경영 구상… 신동빈, 가족과 日대신 제주 여행

 국정 농단 사태로 뒤숭숭한 2016년을 보낸 재계 총수들은 어느 때보다 조용히 새해를 맞으며 신년 구상에 나섰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알려진 외부 일정 없이 새해 첫날을 맞았다. 이 부회장은 새해 경영 구상을 하고 특검 수사에 대비한 것으로 관측된다. 작년에는 계열사별로 열린 시무식에 직접 참석해 신년 경영 목표 등을 점검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역시 외부 일정 없이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새해 경영 방향과 임원 인사 등을 구상했다. 지난해까지는 현대차그룹의 모든 계열사 임직원과 사장단이 한자리에 모여 시무식을 열고 정 회장이 신년사에서 신년 구상을 밝혀 왔다. 하지만 올해는 계열사별로 각사 대표이사가 시무식을 주재토록 할 계획이다.

 지난해 종무식 대신 서울 종로구 종로 SK 본사에서 직원들과 악수를 나눈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로 워커힐호텔에서 관계사 임원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회를 주도한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변화와 혁신, 실천’을 중점에 둔 신년사를 발표하고, 올 한 해 혁신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누구보다 다사다난(多事多難)한 2016년을 보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가족과 함께 제주도에서 새해를 맞았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경영권 분쟁, 검찰 수사, 특검 수사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낸 신 회장은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며 신년 구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 회장은 그간 연말이면 가족이 있는 일본으로 건너갔다. 하지만 현재 출국 금지 상태라 이번에는 가족들이 제주도로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여행에는 신 회장의 부인인 시게미쓰 마나미(重光眞奈美) 여사와 장남 유열 씨(30) 부부, 장녀 규미 씨(28), 차녀 승은 씨(24) 등이 합류했다. 장남 유열 씨는 2015년 일본인 여성과 결혼했고, 규미 씨도 지난해 12월 일본인 남성과 약혼했다. 신 회장은 특검에 양해를 구하고 일본에서 열린 규미 씨의 약혼식에는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은 2일 그룹 정책본부 주요 간부만 참여한 가운데 조용하게 시무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새해 첫날 사내 전산망에 신년사를 올렸다. 박 회장은 “새로운 변수들로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 각오를 단단히 하고 성과를 창출하는 ‘Winning Team(이기는 팀)’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미국 금리 인상, 원자재 시장 변동성, 보호주의적 통상 정책 확대 등을 주요 경영환경 변수로 꼽으며 수익구조 개선도 당부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이은택·이샘물 기자
#재계#총수#신동빈#경영 구상#국정 농단#최순실#삼성#롯데#롯데월드타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