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한류시장, 파격보다 기본에 충실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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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후원 ‘이베이 수출스타 경진대회’
수상자 3人이 말하는 성공비결

20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강남파이낸스센터 내 이베이코리아 사무실에서 ‘제6회 이베이 수출스타 경진대회’ 수상자인 신용덕, 
윤규미, 장승호 씨(왼쪽부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만의 전략과 노하우로 다양한 한류 상품을 해외에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베이코리아 제공
20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강남파이낸스센터 내 이베이코리아 사무실에서 ‘제6회 이베이 수출스타 경진대회’ 수상자인 신용덕, 윤규미, 장승호 씨(왼쪽부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만의 전략과 노하우로 다양한 한류 상품을 해외에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베이코리아 제공
  ‘한류 상품 시장=블루오션’은 이제 낡은 공식이다. 한류 상품의 인기만큼 ‘셀러(판매자)’들 간 경쟁도 치열하다. 아시아를 넘어 북미, 유럽, 중남미, 호주 등 다양한 지역으로 한류 상품 시장이 넓어지고 있지만 경쟁에 뛰어드는 셀러들도 늘고 있다. 또 해외 소비자들의 입맛도 까다로워졌다.

 한류 상품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해외 소비자를 만족시키며 성공한 한류 상품 셀러로 자리매김한 이들에게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이베이코리아가 주최하고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 한국무역협회, 우정사업본부가 후원한 ‘제6회 이베이 수출스타 경진대회’에서 수상한 11명 중 3명에게서 성공 비결을 들어봤다.

○ “기본에 충실하라”

 올 6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 이번 대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사장상’(대상)은 9만1000달러(약 1억830만 원) 규모의 화장품과 가공식품(라면, 김)을 판매한 신용덕 씨(34)에게 돌아갔다. 신 씨는 판매액만 놓고 볼 때 1위는 아니었다. 하지만 ‘고객 만족’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역(비수도권) 사업자’란 점도 고려돼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해까지 회사원으로 근무하다 올해 초 온라인 쇼핑사업에 뛰어든 신 씨는 “평생 꿈꿨던 사업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수출 경진대회에서 대상까지 받아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짧은 사업 경력에도 성과를 낸 노하우를 묻자 신 씨는 “‘기본에 충실하라’란 원칙을 잘 지켰다”고 대답했다. 사업 초기라는 점을 감안해 제품 정보가 충분하고 소비자들도 일단 신뢰할 수 있는 유명 브랜드 제품 중심으로 판매 아이템을 구성했다. 가격은 경쟁 셀러들보다 특별히 높지도, 낮지도 않은 수준으로 정했다. 또 상품을 포장할 땐 질 좋은 포장지를 사용했다. 감사 메시지를 담은 ‘생큐 카드’도 항상 챙겼다.

 신 씨는 “너무 파격적인 상품이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면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경쟁자보다 ‘반걸음만 앞서면 된다’는 생각이 ‘두 걸음은 앞서야 한다’는 전략보다는 효과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경진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신 씨는 내년부터는 화장품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다. 가공식품보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많은 데다 시장 확대 가능성도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연 1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사업으로 키우는 게 목표”라며 “내년부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마케팅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 “발품을 팔아라”

  ‘우정사업본부장상’(최우수상)을 받은 장승호 씨(36)는 △K팝 음반 △한류 스타 화보 △콘서트 한정 상품 등을 주로 판매했다. 이번 대회 기간 중 판매액은 11만 달러(약 1억3100만 원)였다. 전체 판매액의 약 절반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중남미(30%)와 유럽(20%)이 뒤를 이었다.

 주로 판매한 제품은 음반과 화보였지만 ‘킬러 아이템’은 K팝 스타들의 콘서트 현장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티셔츠, 앨범, 액세서리 같은 한정 상품이었다. 다른 상품들은 대량 생산을 통해 해외에서도 비교적 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한정 상품은 콘서트 현장이 아닌 곳에서는 사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장 씨는 “한류 상품을 구입하는 해외 소비자들 중 상당수는 한류 마니아”라며 “이런 고객들을 가장 쉽게 유혹할 수 있는 게 바로 한정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한정 상품은 대량 구입이 어렵고 시기가 지나면 다시 생산되는 일도 드물다. 이런 희소성 덕분에 수익률도 높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한정 상품 확보가 어렵다는 것. 장 씨는 인기 K팝 스타들의 국내 공연 스케줄을 파악한 뒤 발품을 팔았다. 현장에 직접 가서 해외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아이템을 최대한 확보하는 전략을 취했다. 일정이 겹치거나, 다른 일이 있어 직접 갈 수 없는 콘서트 현장에는 아르바이트생을 보내서라도 아이템을 구입했다.

 한정 상품을 확보한 뒤에는 자주 구입하는 고객들에게 e메일을 보내 상품을 소개하는 서비스도 진행했다. 장 씨의 ‘특별 관리’를 받은 고객은 150명 정도다. 장 씨는 내년부터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라쿠텐’을 통해서도 화장품과 스마트폰용 액세서리를 판매할 계획이다.

○ “시장조사에 공을 들여라”

 색조 화장품을 중심으로 △가방 △벨트 △모자 등 다양한 ‘K뷰티 상품’을 전략적으로 판매해 성과를 올린 셀러도 있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장상을 받은 윤규미 씨(26·여)가 주인공. 윤 씨는 이번 대회에서 2만3000달러(약 2737만 원) 규모의 K뷰티 상품을 판매했다. 주로 제품을 판매한 지역은 미국과 호주였다. 윤 씨는 자신의 성공비결로 철저한 시장조사를 꼽는다. 유튜브에 화장품을 평가하는 영상을 올리는 해외 ‘뷰티 유튜버’들을 철저히 분석한 뒤 이들이 사용하는 한국 화장품과 패션 아이템들을 적극적으로 판매했던 것이다.

 윤 씨는 “제조사나 브랜드가 유명하지 않더라도 뷰티 유튜버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제품을 적극 판매한 게 실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베이 수출스타 경진대회를 계기로 사업 노하우를 더욱 키운 윤 씨는 조만간 ‘스마트 화장품 용기 제조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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