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3개월만에 반등… 본격 회복은 불투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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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455억 달러… 작년보다 2.7%↑

 11월 수출이 깜짝 반등했다. 수출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가, 수출 지역 중에선 중국이 각각 상승세를 견인했다. 하지만 지난달 조업일수가 작년 11월보다 하루 많았고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 아직 수출 회복을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1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455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 수출액이 증가한 것은 올해 8월 이후 석 달 만이다. 수출은 역대 최장 기간인 20개월간 하락세를 이어 오다 8월에 2.6% 증가하며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자동차업계 파업과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단종 등의 여파로 9월(―5.9%)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뒤 10월(―3.2%)에도 감소했다.

 11월 수출액은 지난해 7월 이후 최대 규모다. 13대 주력 품목 중 11개의 수출액이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는 전년 동기 대비 11.6% 늘어나면서 전체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스마트폰 신제품의 메모리 용량이 커지면서 반도체 단가가 오른 영향이 컸다. 석유화학(20.0%), 일반기계(19.3%)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자동차(1.5%)는 파업이 끝난 뒤 생산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6월 이후 17개월 만에 증가했다.

 주력 품목 가운데 선박(―36.8%)과 무선통신기기(―17.9%)는 수출액이 줄었다. 지난해 11월 국내 조선업계가 역대 4위에 해당하는 실적을 내면서 발생한 기저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대(對)중국 수출이 0.4% 늘었다. 미미하지만 17개월 만에 증가한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 석유와 석유화학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 물량이 늘었다. 수요는 증가하는데 자국 내 생산설비가 부족한 중국이 수입을 확대한 게 영향을 미쳤다. 미국(3.9%)과 일본(12.6%)으로의 수출도 늘었다. 반면 선박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유럽연합(EU·―22.0%)과 중남미(―16.0%)로의 수출은 줄었다.

 산업부는 주력 품목의 수출이 늘면서 하락세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채희봉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월별로 수출 실적 차이가 큰 선박을 제외하면 일평균 수출액은 지난해 2월 이후 21개월 만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변화를 본격적인 수출 회복세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지난달 조업일수는 24일로 지난해 11월보다 하루 많았다. 이를 감안하면 실제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1.6% 줄었다. 미국 차기 대통령에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될 수 있다는 점도 한국 수출에는 악재다.

 한편 10월 경상수지는 사상 최장인 56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87억2000만 달러였다. 수출 부진으로 상품수지 흑자(98억3000만 달러)는 지난해 동기 대비 10.4% 감소했다. 서비스수지(―15억9000만 달러)는 전달(―25억8000만 달러)보다 적자폭이 크게 줄었다. 해외 여행객 감소로 여행수지 적자가 줄고 한진해운 법정관리 여파로 적자였던 운송수지가 10월 들어 흑자로 돌아선 게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운송수지 흑자 규모(1억5000만 달러)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못 미쳐 해운업 부진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세종=신민기 minki@donga.com / 정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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