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시트프레임을 넘어 종합 부품사로…” 제3의 중흥기를 열다

  • 동아일보

㈜알가·대일공업㈜

 우리 중소·중견 기업계에서 2세 경영자는 흔하다면 흔한 문화다. 대개의 경우 선대가 일군 회사의 경영권을 이어받아 기존 사업을 그대로 계승하지만 충남 천안에 위치한 종합 부품사 ㈜알가(ALGA)를 이끄는 문상인 대표는 특이한 케이스다. 30년 전 아버지가 만든 자동차부품사 대일공업㈜에서 품목 다변화를 꾀하며 종합 부품사를 새로 설립한 것이다.

 “자동차용 시트 프레임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기존의 제조 시스템에 변화를 주고 싶었다. 아버지가 설립해 국내 최고의 시트프레임 제조사로 발전시켜온 대일공업의 발자취를 이어받으면서 조금 더 폭넓은 제품군을 생산해 차별화를 꾀해 보고 싶었다.” 참고로 ‘알가’라는 상호는 ‘알파-오메가의 약자’로, 이는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전 산업의 모든 제품이 동사의 기술과 제품으로 시작과 끝을 맺는다’는 창업 철학을 담고 있다.

㈜알가, 대일공업㈜의 문상인 대표(
㈜알가, 대일공업㈜의 문상인 대표(


일괄 생산 시스템을 통한 원가-품질 경쟁력 확보

 알가는 2008년 7월 ‘양중음, 음중양(陽中陰, 陰中陽·기회 속에 위기가 숨어 있고, 위기 속에 기회가 숨어 있다)’의 사훈 아래 자동차용 부품 양산업체의 TOOL 제작과 21세기 녹색산업의 신기술을 통한 에너지 절감형 제품을 생산, 판매하기 위해 창업했다. 현재는 시트프레임 사업부를 비롯해 금형 사업부, 자동화 설비 사업부 등의 3개 사업 분야에 걸쳐 10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현재 한국GM의 아베오와 크루즈, 말리부, 스파크, 쌍용자동차의 티볼리와 체어맨, 렉스턴 등의 시트프레임을 비롯해 이러한 시트프레임을 생산하기 위한 각종 프레스금형, 용접지그, 전용 설비 등을 제조 납품하고 있다. 업계에서 알가는 ‘시트프레임 양산을 위한 일괄 생산 체제가 잘 구축되어 있다’는 평을 받는데 이는 기존 대일공업의 생산 노하우를 잘 수렴하면서 알가만의 기술적 역량을 더한 결과였다.

㈜알가 프레스 라인.
㈜알가 프레스 라인.


기존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먹거리 창출로 중흥기를 열겠다!

 현재 알가는 기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에 더해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한 노력도 함께 기울이고 있다. 이 회사는 향후 한국GM이 선보일 차세대 크루즈 모델을 개발 중이며, 주력 아이템인 시트프레임이 장착된 차량 수출로 해외 수출 실적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7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이 올해는 10배(700만 달러)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알가는 현재 운영 중인 금형 사업부와 자동화 설비 사업부에서 취약 분야인 설계 파트의 인력과 장비 등을 확충해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기존 20% 전후의 포지션을 차지하는 형구류 매출을 30∼40%까지 향상시킬 계획이다. 또한 스마트 공정화를 강화해 원스톱 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품질과 납기, 원가 경쟁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투자하고 있다.

대일공업㈜ 와이어밴딩 라인.
대일공업㈜ 와이어밴딩 라인.
 동사의 올 매출액은 전년 대비 6% 상승된 320억 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현재 개발 중인 차종 양산과 신사업의 본격적인 안착을 통해 4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전망하고 있다.

 문 대표는 “선대가 일군 대일공업을 통한 첫 태동기, 그리고 알가를 설립하며 두 번째 도약기를 맞이했다. 이제는 기존 사업 강화와 새로운 먹거리 창출로 세 번째 중흥기를 본격적으로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세 경영자로서 경영의 기본을 착실히 이행 중인 그의 행보가 특별히 주목되는 이유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알가#대일공업#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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