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한국 경제 ‘여리박빙’…정부 비상대응체제 전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7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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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국정 혼란과 미국 대선발(發) 불확실성 등 대내외 불안 요인이 고조되면서 정부가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임종룡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현재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 상황을 '여리박빙(如履薄氷·살얼음을 밟는 것처럼 위험한 상황)'으로 진단하고 정부 부처 및 한국은행 간의 공조 체제를 강화해 대내외 리스크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임 후보자는 7일 오전 '금융위·금감원 합동 금융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금융당국은 비상 상황실을 가동해 비상 대응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며 "국내외 금융시장 및 실물 경제를 24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대내외 여건상 리스크 관리에 작은 빈틈이라도 생기면 경제와 금융시스템 전체가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필요하면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시장 안정화 조치를 즉시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임 후보자는 금융위원장 자격으로 회의를 주재했지만 경제 상황에 대한 그의 인식들은 새 경제팀의 정책 방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개각으로 경제 컨트롤타워 장기 공백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임 후보자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 후보자는 또 미국 대선과 12월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금융권의 외화 유동성 상황과 대외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관련 동향을 매일 점검해 외환시장의 과도한 쏠림 현상을 막겠다고 밝혔다. 대내 위험 요인으로 꼽히는 가계, 기업부채에 대해서는 위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현장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과거 "금융규제 완화는 절대,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 '절절포'라는 별명을 얻었던 임 후보자는 이날도 "금융시장 안정은 한국 경제의 재도약 기회를 만들기 위해 절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정임수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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