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너마저”… 삼성-LG 한숨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국 경제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스마트폰 사업’이 무너졌다. 27일 공개된 3분기(7∼9월) 삼성전자, LG전자의 실적 발표에서 양사는 역대 가장 초라한 성적을 발표했다.

 스마트폰 사업의 맏형 격인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7 발화 및 단종 사태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고, LG전자도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G5 실패 이후 이렇다 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수출에서 스마트폰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 남짓, 4분기(10∼12월)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전망은 안갯속이라 당분간 한국 경제에 미칠 타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날 3분기 매출 47조 원, 영업이익 5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5%, 29.7% 감소한 수치다. 무엇보다 갤럭시 노트7 단종으로 인한 손실이 뼈아팠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 영업이익은 1000억 원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 판매를 시작하기 직전인 2010년 2분기 영업이익(6000억 원) 이후 영업이익이 1조 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LG전자도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부문의 부진으로 인한 시름이 더 깊어졌다. 3분기 MC사업본부는 4364억 원의 적자를 봤다. LG전자가 휴대전화 사업을 시작한 후 가장 안 좋은 성적이다.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G5가 ‘혁신적 모듈폰’이란 폭발적인 시장 반응을 얻었지만 실제 판매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에 따른 매출 감소, 사업구조 개편에 따른 비용 발생이 더해져 실적이 악화됐다는 게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LG전자는 3분기 매출 13조2242억 원, 영업이익 2832억 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배터리를 공급하는 삼성SDI도 이날 3분기에 매출 1조2900억 원, 영업적자 1104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4분기에도 삼성전자, LG전자 모두 뚜렷한 반등의 기회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 발표 후 “갤럭시 노트7 단종으로 인한 피해 보상 및 판매 저하 등을 감안하면 내년 1분기(1∼3월)까지는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올해 4분기 2조 원대 중반, 내년 1분기 1조 원대 초반의 추가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2011년 11월 이후 매년 가을에 출시돼 이듬해 봄까지 매출을 책임지던 전략 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등이 포함돼 전자업계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4분기를 신제품이 없는 상태로 맞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 출시한 갤럭시 S7 시리즈가 여전히 시장에서 큰 인기를 유지하고 있어 역대 제품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중저가 스마트폰인 갤럭시A, J 시리즈도 전 분기보다 판매가 증가하고 있어 갤럭시 노트7의 빈자리를 메워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갤럭시 노트7 배터리가 60%까지만 충전되도록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LG전자는 하반기(7∼12월) 주력 스마트폰 V20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내 판매를 시작한 V20은 국내에서 하루 최대 7000대 가까이 팔리며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북미 시장에서도 이달 말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북미 시장에서 V20이 얼마나 제 역할을 해주는지에 따라 4분기 실적이 좌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동일 dong@donga.com·박성진 기자
#스마트폰#삼성#lg#갤노트7#단종#g5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